사회

"응급환자 맞냐" 구급차 막은 택시기사…엄벌 청원에 52만 부글부글

구급차 문열고 환자 사진찍어…"죽으면 내가 책임질게"
경찰, 강력팀 추가 투입해 형사법 위반 검토 중
  • 등록 2020-07-05 오후 10:23:19

    수정 2020-07-06 오전 6:57:04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접촉 사고를 이유로 응급환자가 탄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기사를 향한 대중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이 택시 탓에 어머니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해당 택시기사를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에는 5일 오후10시 기준 52만 8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얻으려면 20만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를 두 배 이상 넘긴 수치다.

지난달 8일 구급차와 접촉사고가 난 택시 운전기사가 환자 이송을 고의로 방해했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사진=김씨 측 블랙박스 캡처)


지난 3일 게시판에 청원을 올린 김모(46)씨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후 3시 15분쯤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고덕역 근처에서 김씨가 탄 구급차가 차선을 변경하던 중 택시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구급차에는 폐암 4기 환자인 김씨의 80세 어머니가 호흡 곤란과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구급차 기사가 “응급환자가 있으니 병원에 갔다가 사건을 해결해 주겠다”며 양해를 구했지만, 택시기사는 사고 처리가 먼저라며 구급차 앞을 막아섰다. 택시기사는 구급차 문을 열고 환자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기도 했다.

김씨는 “택시기사는 `응급환자처럼 보이지도 않는다`며 얼굴이 사색이 돼 신음하시는 어머님 얼굴을 사진찍고 차에 올라타 막아세웠다”며 “20분가량 내리쬐는 뙤약볕에 어머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며 하혈까지 하셨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뿐 아니라 택시기사는 구급차 안에 응급구조사가 없어 불법이라며 이들을 협박하기도 했다. 김씨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택시기사가 `내가 사설구급차 안 해본 줄 아느냐. 사이렌 키고 가는 거 구청에 다 신고하겠다. 진짜 응급환자인지 아닌지 내가 판단 내리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다른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택시기사와의 실랑이는 10여분간 계속됐다. 다른 구급차로 김씨의 어머니를 이송했지만 5시간 만인 그날 오후 9시쯤 결국 숨을 거뒀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환자의 사망 원인이 교통사고와 관계가 있는지를 조사하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외에 강력팀을 추가 투입해 수사하고 있다. 택시기사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나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 적용도 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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