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세 번 연속 동결…금리 인하 기대는 차단할 듯(상보)

한은 금통위 본회의서 기준금리 3.5% 동결
이창용 “물가상승률 2%대로 내려갔다가 연말 다시 3%대”
연내 금리 인하 기대 여전…銀 예금·대출금리는 이미 하락
새 금통위원 합류에 ‘6명 중 5명 3.75%’ 금리 점도표 변화 주목
  • 등록 2023-05-25 오전 9:50:11

    수정 2023-05-25 오전 9:50:1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출처: 한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2월, 4월에 이어 세 번 연속 금리 동결이다. 금리 동결기로의 전환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시장은 금리 동결을 넘어 금리 인하 기대가 높다. 이에 이창용 한은 총재는 매파적(긴축 선호) 메시지로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할 전망이다. 이 총재는 올해 물가상승세가 중반께 2%대로 하락했다가 연말 다시 3%대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한국은행


◇ 물가, 기저효과로 여름 2%대…연말 다시 올라 3%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원이 금리 동결을 예측한 것과 같았다.

금통위가 지난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만큼 금리 동결은 이미 예상됐던 결과다.

4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비 3.7%로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았다. 작년 높았던 석유류 가격의 기저효과 영향이다. 그러나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석 달 째 4.0%를 유지했다. 서비스 물가는 꺾이지 않고 있다. 5월 미뤄뒀던 전기·가스 요금 인상에 살아나는 대면서비스 등을 고려하면 연초 나타났던 가격 전가 현상이 재현될 전망이다. 하반기 역시 공공요금의 추가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한은이 전망하는 물가 흐름이 바뀌었다. 당초 한은은 연말까지 물가가 우하향해 3%대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여름께 2%대로 낮아졌다가 다시 연말 3%대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물가상승률이 올 중반기 국제유가 기저효과로 잠시 2%대를 보이다가 연말에는 3%대로 남아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 7월 물가상승률이 6.3%로 정점을 찍었는데 이때의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은 여름에 2%대로 내려오지만 기저효과가 약해지고 공공요금이 인상되고 수요가 회복되는 연말에는 다시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러한 물가 흐름은 역으로 여름께 한은을 향한 금리 인하 압력이 가장 거세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가상승률이 기준금리 3.5%보다 낮아져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전환되고 이는 경기둔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름을 지나면서 물가가 다시 오르는 흐름이 예상된다면 한은으로선 어떻게든 외부의 금리 인하 압력을 견디고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이 총재는 4월 11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도 “(물가 안정을)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에 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재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단기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자 단기 금리 하락을 경계하는 등 통화정책 파급 경로에도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한은이 통화안정증권 발행을 늘려 단기 자금을 흡수하자 91일물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 통화안정증권 금리 등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압박에 시중은행의 예금·대출 금리가 하락,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제약되는 모습이다. 이에 4월 가계대출이 2조3000억원 늘어나 2021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은으로선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는 데 더 주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출처: 통계청
그렇다고 금리를 올리기도 어렵다. 단기금융시장이 위축될 경우 작년말처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만기 연장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석 달 전 전망(1.6%)보다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에는 반도체와 대중 수출이 좋아진다는 ‘상저하고(上低下高)’설에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실상 금리 인상을 종료키로 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도 1310원대로 내려 앉았다. 작년처럼 환율 안정을 위해 ‘금리’라는 큰 칼을 들이댈 필요성이 낮아진 것이다.

새 금통위원 합류, 금리 점도표 달라질까

금통위에 장용성·박춘섭 금통위원이 새로 합류한 만큼 금리 점도표가 달라졌을 지도 주목된다. 이 총재는 본인을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를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두 달 연속 밝혔다.

금통위가 ‘금리 인하 기대 차단’에 주력한다면 금리 점도표는 현 수준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금통위원 구성이 바뀌었지만 통화정책에서 이전과 큰 차이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비둘기파(완화 선호)였던 주상영 위원의 자리를 박춘섭 위원이 채울 것으로 예상되고 학자 출신인 박기영(매파) 위원 자리를 장용성 위원이 매울 경우 금통위원들의 성향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금통위가 좀 더 비둘기적으로 바뀌었을 가능성도 예의주시한다. 김진욱 씨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리를 3.75%까지 인상할 필요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위원이 금통위원 6명 중 5명에서 3~4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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