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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복수의결권 첫 도입, ‘상장 후 3년간 유예’ 실효성 의문

  • 등록 2020-10-18 오후 5:31:50

    수정 2020-10-18 오후 9:49:07

[이데일리 박민 기자] 우리나라에도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주에 한해 주식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복수의결권’ 제도가 첫 도입된다. 현행 상법상 의결권은 ‘1주 1의결권’이 원칙이지만, 특례를 통해 일부 예외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벤처·창업기업이 경영권 희석 우려 없이 대규모 투자를 받아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에서다.

일단 벤처기업계는 이번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을 반기며 고무적인 분위기다. 이미 미국, 중국, 영국 등 벤처창업이 활달한 나라에서는 도입·시행하는 제도로서 그동안 국내 도입을 강력히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복수의결권 오남용 및 부작용을 막기 위해 발행 요건이나 한도, 존속기간 등의 세부적인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했다는 데에는 벌써 회의적인 시각이다.

정부는 복수의결권주식 발행 요건을 대규모 투자유치로 창업주의 지분이 30% 이하로 떨어지거나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는 경우로 한정했다. 이러한 복수의결권은 ‘단 1번’ 밖에 발행할 수 없고, 존속기간은 최대 10년 이내로 제한을 뒀다. 만약 복수의결권을 발행한 벤처기업이 상장할 경우 복수의결권 주식은 보통주로 전환하도록 했다. 다만 상장 이후에도 창업주의 경영권을 일정 기간 보호할 수 있도록 3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대기업 등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될 때는 즉시 보통주로 바뀐다.

이번 복수의결권 제도는 최종 도입까지는 입법예고 기간 ‘의견수렴’과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제한 조치를 놓고 ‘갑론을박’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 벤처기업 관계자는 “복수의결권 허용 대상을 오직 벤처기업만 한정해 벤처인증이 없는 혁신 강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한 벤처기업이 상장 이후 3년이 지나면 해당 주식은 보통주로 전환하도록 한 ‘유예 기간’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남는다. 국내 벤처는 창업자의 역량이 회사의 핵심경쟁력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한 기간이 아닌, 회사 매출 등의 규모를 따져 경영권을 담보해주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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