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변종 엠폭스 감염자 확산...방어망 구축도 속도[클릭, 글로벌 제약·바이오]

  • 등록 2024-11-03 오후 11:55:10

    수정 2024-11-03 오후 11:55:10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한 주(10월28일~11월3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이슈를 모았다. 이번 주에는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에 관한 소식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


유럽에서도 변종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가디언은 영국 보건안전청(HSA)이 엠폭스 하위계통 1b형 감염 첫 사례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환자는 최근 아프리카 발병 국가들을 방문한 뒤 지난 21일 영국으로 돌아온 직후 독감 같은 증세가 나타났다. 이후 증세가 심해지자 응급실에서 검사를 받았고, 런던 병원의 중증 감염 병동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이하 현지시간) 독일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자가 첫 확인됐다. 독일 질병관리당국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는 지난 18일 확인된 엠폭스 환자에서 하위계통 1b형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지역 외에는 스웨덴에서 지난 8월 첫 발견됐고, 독일에서 두 번째로 발견됐다.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확산했던 엠폭스가 유럽 등에서도 발병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도 방어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WHO는 지난달 30일 엠폭스 체외 진단 테스트 두 가지를 긴급사용목록(EUL) 절차에 따라 승인했다.

EUL은 보건 대처가 긴급한 상황에서 아직 사용 허가를 받지 못한 의약품이나 진단기기 등을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백신과 진단기기 등이 EUL 절차를 거쳐 승인을 얻었다.

이번에 승인된 검사법은 미국 진단 전문기업인 세페이드의 ‘엑스퍼트 엠폭스’와 스위스 제약사 로슈의 자회사 로슈 몰러큘 시스템이 개발한 ‘코바스 MPXV’다. 엑스퍼트 엠폭스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 기술(PCR)로 검사해 바이러스를 가려내는 방식으로, 작동이 간편하고 40분 이내로 결과가 나온다. 검체 카트리지를 시스템에 넣으면 자동으로 엠폭스 바이러스 하위계통 2형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다.

코바스 MPXV는 엠폭스 바이러스 하위계통 1·2형 모두를 검출할 수 있다. 2시간 이내에 검사 결과가 나오며 다수의 검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임상 실험실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다.

WHO는 지난달 4일에도 미국 바이오기업인 애벗 몰러큘이 개발한 PCR 방식의 엠폭스 체외 진단 테스트를 처음 긴급 승인했다. 엠폭스 발병 의심 사례가 급증하는데도 진단 역량과 자원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아프리카 주요 발병국의 실정을 고려해 긴급 승인 결정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아프리카에서는 6754건의 확진 사례와 99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엠폭스 의심 사례는 3만 5525건에 달한다.

WHO는 지난 8월 엠폭스에 대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하고, 적극 대응하고 있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경계 선언이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선언되면 WHO가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

엠폭스로 인한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2년 10월 엠폭스에 대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선언됐다가 10개월 만인 작년 5월 해제됐다. 일반 감염병으로 관리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 요인을 통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던 엠폭스는 작년 5월부터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전파 속도가 빠른 1b형에 걸리면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급성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체액이나 피부 접촉, 침 등을 통해 전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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