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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美 식품의약국(FDA)은 SK케미칼이 개발한 혈우병 치료 바이오신약인 ‘NBP601(미국 제품명 앱스틸라)’의 자국 내 판매를 허가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바이오 신약이 FDA의 시판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케미칼에 따르면 NBP601은 유럽과 호주에서도 최종 시판 승인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처음에는 정상적인 사람의 혈장을 추출해 치료제를 만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혈장을 깨끗하게 분리한다고 해도 바이러스 감염의 우려가 남게 된다. 실제로 일본에서 HIV에 감염된 혈액제제를 환자에게 써 에이즈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에 응고인자의 DNA를 세포에 주입해 치료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재조합 방식이 개발됐지만 유전자 자체의 성질 때문에 치료효과가 높지 않았다. SK케미칼 김훈택 혁신R&D 센터장은 “바이오신약인 NBP601은 단일 사슬형 분자구조를 이용해 단백질의 안정성을 높여 효능과 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며 “이틀에 한 번꼴로 맞야 했던 기존 치료제에 비해 사흘에 한 번만 맞으면 되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상시험에서 내성인 중화항체반응이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SK케미칼은 혈액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혈액제제 전문 업체인 ‘SK플라즈마’를 설립했다. 또 경북 안동의 SK케미칼 바이오 클러스터 내에 최첨단 신규 혈액제제 분획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연구개발에 4000억원 투자…매출 대비 12~15%
유정란을 이용한 기존 독감백신과 달리 세포배양방식은 무균 배양기에서 백신을 만들기 때문에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고 제조과정에서 항생제나 보존제를 쓰지 않아 과민반응의 우려가 없다. 또 기존 백신의 절반인 2~3개월이면 제조가 가능해 신종플루 같이 유전자 변이 독감이 퍼졌을 때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연말 세포배양 방식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4가 독감백신을 개발하기도 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백신, 혈액제 등 다양한 바이오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