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주요 2개국(G2)의 무역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아쇠를 당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년차를 맞이하는 지난해 초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며 본격적으로 보호무역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처음엔 전세계를 대상으로 무역전쟁을 선포한 듯 보였지만 결국 총구는 중국을 향했다.
2018년 3월 미중 무역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2일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바로 잡겠다며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연 5040억달러의 대중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 이는 미국의 연간 무역적자 8000억달러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를 용인할 수 없었다. 중국은 128개 미국산 제품에 15∼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다.
이후 미국과 중국은 보복과 재보복을 되풀이했다. 두 달이 지난 5월 미국과 중국이 협상에 나서기로 하면서 갈등이 완화되는 듯 보였다.
미국과 중국이 1차 휴전에 들어간 건 작년 12월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관세 전쟁을 중단하고 극적으로 무역협상을 재개했다. 그것도 오래가지 않아 양국은 견해를 좁히지 못했고 휴전은 6개월 만인 올해 5월 초 깨졌다.
휴전을 끝낸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2000억 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렸고,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 장비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 기술 전쟁으로 이어졌다. 중국도 6월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5∼25%로 인상하며 보복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6월 말 일본 오사카 담판을 통해 협상을 재개하면서 ‘2차 휴전’에 들어가는 듯했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고, 중국은 미국의 농산품을 대량 구매하기로 했다.
그러나 2차 휴전도 오래가지 못했다. 한 달여 만에 2차 휴전을 끝낸 무역전쟁은 관세 영역을 넘어 기술과 환율 분쟁으로까지 번졌다. 지난 1일 미국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예고하자, 며칠 뒤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것이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다며 지난 5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오던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10월1일부터 30%로 올리겠다고 밝히고, 9월1일부터 부과키로 했던 나머지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도 10%에서 15%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