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속전속결’ 임대차법?…조례 지정만 6개월 걸릴듯

지자체 조례 정비에만 6개월 이상
지자체 "조례 정하기 사실 부담스러워"
“물가상승률·금리·지역 편차·해외사례 따져야”
조례 제정 이후 소급적용도 관건
  • 등록 2020-08-02 오후 5:57:38

    수정 2020-08-02 오후 10:13:08

[이데일리 정두리 황현규 기자] 임대기간이 최소 4년으로 길어지고, 임대료는 5% 범위 내에서 인상을 제한하는 임대차 3법이 전격 시행됐지만 당분간 시장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지역별로 달라지는 임대료 상한이 정해지는 데는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조례 정비가 마련되지 않은 채 속전속결 처리된 임대차 3법으로 인해 초기 전세시장이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임대차 3법 가운데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의 내용을 담은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시행됐다. 이날부터 임대료는 직전 계약액의 5%를 초과해 인상할 수 없다. 이때 각 지방자치단체가 5% 이내에서 상한을 조례로 달리 정할 수 있지만, 세부 내용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를 통해 지자체별 임대료 상한 발표 일정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자체는 5% 이하로만 상한을 정할 수 있고, 만약 지자체가 별도로 정하지 않으면 5% 상한이 적용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도별로 조례를 제정하는 사이엔 상위법을 따르는 게 맞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정작 서울시 등 지자체는 적정한 임대료 상승폭을 정하는 데 있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조례 지정은 이제까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작업이라 단기간에 마무리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물가상승률과 금리, 경제성장률, 지역별 전셋값 상승률 차이, 해외 사례 등 모든 부분을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조례 제정 과정은 통상 △조례안 수립-사전협의절차(규제개혁심사, 법제심사, 입법예고)-조례규칙심의(1차)-의회 상정-시의회 의결을 거쳐 △집행부 이송-조례규칙심의(2차)-행정안전부 사전보고 등을 통해 제정·공포된다. 이 과정은 최소 4개월에서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이번 조례개정절차의 경우 임대인과 임차인의 이해관계가 엉켜있고, 시민의 재산권도 연관돼 있다 보니 중간과정에서 공청회를 거칠 가능성도 크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DB)


지역별 주택시장 실정을 고려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실제 이데일리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서울 전 지역 아파트의 2년간 전셋값 상승률(7월 27일)을 분석한 결과, 25개 구의 전셋값 상승률 편차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 전세가격 누적변동률은 6.79%였으며 이 중 송파구가 14.79%로 가장 높았고, 강동구는 0.45%로 가장 낮았다. 25개 구 가운데 11개 구에서 5% 미만의 전셋값 인상률을 보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자체 별 상한을 두는 것은 실거래가 신고 패턴 및 총량, 계절적 여부, 입주물량 등 따져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면서 “조례를 만들기 위한 기준 자체가 모호한 상황이라 앞으로도 임대차3법 혼란은 계속 될 것”이라고 짚었다.

지역별로 달라지는 임대료 상한이 정해진 이후 소급적용이 될 수 있는지 여부도 따져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례 제정은 의회의 고유 권한이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대차 계약이 소급적용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상위법에서 정하고 있는 것을 준용을 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는 의회에서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급적용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 앞선다.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소급적용은 법 원칙에 어긋나고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라면서 “이미 5% 상한선을 정한 상황에서 굳이 지자체 상한에 대해서까지 소급적용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별 상한 적용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조례상 시행시기 및 적용례를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이데일리

  •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
  •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