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스리런' 박한이 "뒤지고 있었지만 자신 있었다"

▲ 박한이가 8회말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려낸 뒤 김재걸 코치(오른쪽)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대구=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선동렬 삼성 감독은 플레이오프가 시작 되기 오래 전부터 한 선수의 이름을 빼 놓지 않고 이야기했다.

박한이가 주인공이었다. 박한이는 빠른 흐름으로 세대교체를 이룬 삼성의 몇 안되는 고참 중 하나였다. 투.포수를 제외하면 주전급 선수 중 그가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다.

크고 작은 굴곡을 모두 겪어 본 베테랑의 힘은 단기전서 승리의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선 감독은 "큰 경기서는 무조건 경험 많은 선수의 힘이 필요하다. 우리 팀에선 이제 박한이가 그 몫을 해줘야 한다. 또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박한이는 감독의 기대에 200% 부응했다.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길목인 1차전을 잡는데 그는 단연 일등 공신이었다.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 박한이는 톱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순간, 가장 환하게 빛났다.

4번째 타석까지 박한이는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여기까지는 예열의 시간이었다. 마지막 타석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한 준비 운동이었다.

삼성이 3-5로 추격한 8회말 2사 1,2루. 박한이는 두산 마무리 정재훈을 맞이했다.

초구 직구(볼)를 잘 골라낸 박한이는 2구째 포크 볼에도 속지 않았다. 볼 카운트 0-2.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박한이는 차분했다. 정재훈이 던진 회심의 포크 볼이 가운데 높은 곳으로 형성되자 여지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딱' 하는 순간 이미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제대로 맞은 타구가 달구벌을 가로질렀다.

역전 스리런 홈런. 3시간 넘게 뒤지던 경기를 한방으로 뒤바꿔 놓은, 그리고 뭔가 허둥대는 듯 했던 팀 분위기까지 단박에 추스리는 홈런이었다.

박한이는 "포크볼이 떨어져야 하는데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홈런을 칠 수 있었다. 큰 경기다보니 출루를 목적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기분좋게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 생각한다. 홈런치는 순간 이겼다고 생각했다. 잘 맞은 타구였다"며 "뒤지고 있었지만 덕아웃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한 경기가 아니라 5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분위기는 좋았다. 8회말 김상수가 안타치고 득점했을때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이 왔던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 젊은 선수들이 긴장한 것이 느껴졌다. 말을 하고 싶었지만 경기 중이라 더 긴장할까봐 말을 못했다.내일되며 긴장 풀려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불펜진이 강하다보니 3,4점만 뽑아주면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키플레이어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키 플레이어"라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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