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배송 안 해요...일본 제품? 어딨는지 몰라요"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가 “한국의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임원 발언에 사과했으나, 국내 택배 노동자들은 “우리 국민의 투쟁을 폄하한 기업”이라며 배송 거부에 들어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연대노조는 24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유니클로 택배 배송 거부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택배노조는 조합원들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를 비판하는 차원에서 대표적인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 배송을 거부하기로 했다.

이들은 전날 “택배 노동자도 아베 정권의 경제보복 행위를 규탄하며 ‘유니클로 배송 거부’ 등 범국민적 반일 물결에 동참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니클로는 전범기인 욱일기를 디자인으로 계속 사용해 온 대표적인 일본기업이고,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오래 못 갈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의 투쟁을 폄하한 기업”이라면서 “유니클로 배송 거부 인증샷을 시작으로 실제 배송거부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또 택배노조는 조합원 택배 차량에 ‘일본의 경제 보복행위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스티커도 부착할 예정이다.

서울의 한 유니클로 매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과 한국 법인인 에프알엘코리아가 공동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내고 거듭 사과했지만, 불매운동이 시작된 뒤 매출이 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문에서 “당시 임원은 질문에 대해 ‘매출에 일정 부분 영향이 있다. 영향이 당연히 없을 수는 없지만 저희로서는 정시 상황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고, 어떤 국가의 고객님도 모두 저희의 소중한 고객님이므로 각 나라의 고객님들의 생활에 잘 맞는 라이프웨어를 제공하기 위해 묵묵히 노력하고자 한다’”라며 “‘한국에서도 오랜 기간 사랑해주고 계신 만큼, 그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만 지금은 일정 부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해명했다.

또 유니클로 측은 “이 설명으로 전하고자 했던 바는 ‘현재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진지하게 계속해나가는 것밖에 없다. 한국에서도 오랜 기간 사랑해주고 계신 만큼, 그 영향이 오래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였다”라고 덧붙였다.

유니클로의 거듭된 사과에도 국내 소비자들은 “이미 늦었다”, “한국을 우습게 봤다”, “불매운동이 심상치 않으니까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라며 싸늘한 눈빛을 거두지 않았다.

한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도 이날 오전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 노동자의 일본 제품 안내 거부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마트노조는 대형마트 노동자들이 일본 제품을 안내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대형마트 3사에 일본 제품 판매 중단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