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실수요 아닌 가수요에 좌우…文정부, 부인하다 실패”

‘집값은 잡을 수 있는 것인가’
이상현 명지대 건축학과 교수, 책 발간
  • 등록 2021-05-05 오후 2:54:46

    수정 2021-05-05 오후 2:54:46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서울의 집값을 좌우하는 것은 가수요 시장의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다. 가수요 시장의 엄연한 존재를 애써 부인한 것이 문재인정부가 시행한 부동산정책이 실패하고 있는 주요 원인이다.”

이상현 명지대 건축학과 교수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 원인을 ‘가수요 시장에 대한 외면’에서 찾았다. 문재인 정부가 “무주택자라는 실수요자에만 매달렸기 때문에” 서울 집값을 잡지 못했단 게 이상현 교수의 진단이다.

이 교수는 최근 펴낸 ‘집값은 잡을 수 있는 것인가’란 책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아 우리나라 집값의 현실과 전망을 짚었다.

그는 먼저 현 정부에 대해 “집에 투자해서 얻는 이익은 불로소득이고 다른 사람들의 간접적 피해를 기반으로 한 착취적 행위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며 “(이를 근간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큰 방향은 옳지만 효과를 낼 순 없다”고 평가했다. 주택시장은 무주택자 등이 참여하는 실수요 시장과 투자적 수요가 참여하는 가수요 시장으로 나뉘는데, 정부는 가수요 시장을 억제하고 축소하는 방식으로 오히려 집값 상승이란 부작용을 불러왔단 주장이다.

이 교수는 “문재인정부가 지금보다 두 배의 물량을 실수요 시장에 쏟아부었더라도 주택 가격은 안정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유로는 △정부가 공급하는 물량이 위치나 평형대, 전매조건에서 볼 때 투자가치가 떨어지고 △각종 규제로 가수요 시장의 수요자가 실수요 시장에 참여할 자격을 봉쇄했기 때문이란 점을 들었다.

이 교수는 부동산정책 수립엔 주택보급률보다 자가보유율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서울 주택보급률이 100%에 가깝단 사실을 들어 실수요자 위주의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부가 새 주택을 계속 공급하는데도 자가보유율이 낮아지는 건 시중에 공급되는 주택을 다주택자가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수요 시장에선 공급을 늘리더라도 가격 안정화를 기대할 수 없다”며 “공급 외에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가수요에 대응하고, 국가균형발전으로 서울 집중을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문재인정부의 명분과 의지는 높이 살 만하지만 국민적 공감을 얻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얻어야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저자인 이상현 교수는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건대학교, 하버드대학교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길들이는 건축 길들여진 인간’, ‘건축감상법’, ‘마을사람과 뉴타운키즈’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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