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차종 생산 공장도 멈춰" 반도체 대란에 車업계 '속수무책'

그랜저, 쏘나타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 가동 중단
국내 車시장 상승세 보였는데 반도체 대란으로 발목 잡혀
장기적 관점에서 업계 간 협력 강화하고 국산으로 대체해가야
  • 등록 2021-04-11 오후 4:11:15

    수정 2021-04-11 오후 9:42:32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지난해 말부터 벌어진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대란이 결국 국내 완성차 업계 생산 차질까지 이어졌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거나 주말 특근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감축한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가 더욱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당장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아산공장 (사진=현대차)


국내 車공장, ‘반도체난’에 줄줄이 멈춰서…그랜저·쏘나타도 영향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는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고려 중이다. 자동차 공장 연쇄 가동 중단으로 인해 ‘4월 감산설’이 실현된 모양새다. 완성차 업체들은 인기 차종을 위주로 생산에 집중해왔는데 반도체 대란의 장기화로 그마저도 어려워졌다.

현대자동차(005380)는 12~13일 이틀간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PCU(파워트레인 콘트롤 유닛) 부품에 들어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코나’와 ‘아이오닉 5’ 등을 생산하는 울산1공장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휴업하고 있다. 코나는 전방카메라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감산이 불가피해졌다. 아이오닉 5의 경우 구동모터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정상 제작이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는 울산1공장이 1주일간 휴업할 경우 코나는 6000대, 아이오닉 5는 6500대 가량 생산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반도체 대란이 장기화하면 다른 모델들도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기아는 일부 공장의 주말 특근을 조절하는 상황이다. 기아는 다른 업체보다 먼저 반도체 공급 상황을 지켜보며 대비해왔지만 반도체 대란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결국 영향을 받았다.

한국지엠은 지난 2월 8일부터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절반 정도로 낮췄다. 쌍용자동차 역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지난 8일부터 오는 16일까지 7일간 공장가동을 중단한다. 쌍용차는 앞서 일부 협력사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지 못해 공장 가동 중단을 반복해왔다. 쌍용차는 잠재적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와 원활하게 협상하지 못하고 법정관리 개시를 코앞에 둔 상황이다. 위기를 타개하고자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을 내놓았지만 반도체 수급 차질로 또다른 위기에 맞닥뜨렸다.

한산한 쌍용자동차 출고센터 (사진=연합뉴스)


車업계, 코로나 버텼는데 반도체에 발목…부품업계까지 영향

지난해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선방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올해 들어서도 호조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15일 발표한 ‘2021년 2월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2월 자동차 생산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7.9%(26만 958대), 내수는 24.2%, 수출은 35.0%(수출액 47.0%)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수급 차질로 자동차 시장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대란이 단기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코로나19 이후 완성차 업체들이 수요 예측에 실패하며 발생했다. 최근엔 화재와 가뭄 등 천재지변이 일어나며 반도체 공장 가동이 어려워지기도 했다. 연이은 악재로 올해 말이나 내년까지 반도체 수급 차질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계 생산량 감축이 부품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부품업계의 유동성 우려 문제로 번진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3개 자동차부품업체 중 8.1%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생산을 감축했다. 부품업계는 운영자금 부족난 원인으로 올해 상반기 완성차 생산물량 축소(32.7%)를 꼽았다.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인 데다 진입이 쉽지 않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 특성상 당장 뾰족한 수는 없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수급 차질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를 통한 반도체 대체 생산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가 신규투자 인센티브, 세제 지원 등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단기적으론 정부 차원의 국제 협력 노력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론 국내 자동차 업계와 팹리스(반도체 설계), 파운드리 업계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내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생산 역량을 확충해가야 할 것”이라며 “부품업체가 성능이 보장되면 수입산 반도체를 국산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번 위기를 계기로 우리 차량용 반도체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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