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많은 백신]사상초유 잇단 독감백신사고...'최저가 입찰'이 주범①

최저가 제시한 업체,경험및 전문성 부족해도 선정
메이저 백신업체들은 입찰이익없어 해외판로 치중
마진없는 정부입찰가로 올해 4차례 입찰 유찰되기도
업계 "국민건강 직결된 독감백신 품질우선 평가해야"
한국백신,백색입자 발견 백신 61만5천개 회수조치
신성약품, 상온 노출 의심 백신48...
  • 등록 2020-10-18 오후 5:40:26

    수정 2020-10-18 오후 11:12:37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류성 기자] 올해 국민 대다수가 접종하는 독감백신과 관련 유통사고, 품질불량 등 사상 초유의 사태가 잇따르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이달초 유통과정에서 상온노출로 품질이 변질된 것으로 보이는 신성약품의 독감백신 48만 도스를 회수했다. 이어 정부는 한국백신이 제조한 독감백신 가운데 품질이상이 의심되는 61만5000 도스도 수거조치했다.

최근 독감백신을 둘러싸고 잇달아 발생한 사고의 배경으로 정부의 허술한 관리체제 등이 꼽히지만 관련 업계는 ‘최저가 입찰제’가 근본적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독감백신의 제조 및 유통에 있어 경험이 일천하고, 영세한 업체라 하더라도 정부입찰에서 최저가를 제시하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한 낙찰받을 수 있는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는 “현재 최저가 입찰제에서는 사실상 의약품 도매업 허가증만 있으면 가격만 낮게 제시해 누구나 낙찰받을 수 있다”면서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두 업체도 경험이 거의 없거나 영세한 회사였지만, 최저가로 기업의 신용도 등을 평가하는 형식적 적격심사를 통과해 낙찰을 받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신성약품은 정부의 독감백신 입찰에서 낙찰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백신은 국내 백신 제조사 가운데 가장 영세한 기업으로 올상반기 매출규모는 438억에 불과하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독감백신이라는 특수성을 배제하고 일반 정부입찰 품목과 동일하게 최저가 입찰제를 고수하고 있는 정부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독감백신을 매입할때 가격을 중시해야 하지만 이보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서동철 중앙대 약대 교수는 “우리도 미국처럼 백신입찰에서 가격뿐 아니라 품질, 기업의 역량 등 전반적 요소를 평가해야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는다”면서 “최저가 입찰제로 메이저 백신업체들은 해외에서 판로를 찾고 영세업체들만 정부입찰에 몰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올해 정부는 지나치게 낮은 독감백신의 납품가격을 제시, 4차례나 정부입찰이 유찰되는 이례적 사태가 발생했다. 최종 입찰에서 정부가 제시한 백신 기준가는 시중가(1만6500원)의 절반 수준인 8620원에 불과했다. 주요 백신 제조사들은 올해 “이 가격으로는 백신납품을 하더라도 이익을 낼 수 없다”면서 정부입찰에 소극적 입장을 견지했다. 결국 정부는 “지금은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이니 입찰에 참여해 달라”면서 “내년 독감백신 입찰 기준가를 높이겠다”고 업체들의 반발을 무마했다.

백신유통에 대한 관리규정이 미흡한 것도 이번 백신사고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식약처는 KGSP라는 유통관리규정을 두고 있지만 냉장운송에 대한 세부규정은 전무하다. 한 백신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정한 의약품 냉장운송에 대한 상세규정이 없다보니 외국 사례를 찾아보고 자체적으로 냉장운송 메뉴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의약품 냉장운송에 있어 아이스박스 사이즈나 냉매제 규정까지 두고 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대비된다.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독감백신 접종을 일시중단하는 팜플랫을 부착하고 있다. 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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