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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법 공방 격화…공정위 "피해자 보호 우선" Vs 업계 "문 닫으란 규제"

두차례 만남서 연대책임·C2C 규제강화 시각차 재확인
쟁점은 소비자 피해 공동 책임·중고거래 등 개인정보 공개
IT업계, 전상법 개정 강력 반발…"디지털 경제 퇴행"
공정위 "커지는 영향력 맞게 책임 현실화는 당연수순"
  • 등록 2021-03-28 오후 2:34:10

    수정 2021-03-28 오후 4:02:40

온라인 플랫폼. (그래픽=이미지투데이)
[세종=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중개를 담당하는 네이버·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 등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에게 소비자 피해발생 시 책임을 강화하도록 한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두고 IT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들이 거래에 관여하는 만큼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IT업계는 폴랫폼 기업들을 존폐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과잉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 7일 입법예고한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은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현실화하고 효과적인 소비자 피해차단·구제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중개 플랫폼을 통한 거래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플랫폼 사업자가 판매자와 함께 피해구제 책임을 지도록 한 것이다. 전통적인 통신판매를 기반으로 설계된 현행 전자상거래법이 중개자라는 점을 고지한 경우 책임을 면책하도록 하고 있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하지만 IT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공동입장문을 통해 “천편일률적 규제로 디지털 경제를 퇴행시킬 것”이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정위는 다음달 14일 입법예고 기간 종료를 앞두고 지난 22일 네이버·카카오·쿠팡 등의 주요 IT·e커머스 기업들, 26일에는 IT업계 단체인 인기협·코스포·한국온라인쇼핑협회을 만났지만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자상거래법 개정 입법예고 브리핑에서 취지와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플랫폼 입점업체 사기행각 책임 두고 격론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플랫폼 연대 책임 강화 △C2C(개인간) 거래 플랫폼의 신원정보 제공 조항이다.

개정안은 플랫폼 사업자가 △자신이 거래당사자인 것처럼 소비자 오인을 초래했거나 △거래과정에서의 수행 업무와 관련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친 경우 입점업체와 연대해 책임을 지도록 했다.

기존에 입점업체가 혼자 지던 소비자 피해보상 책임을 플랫폼이 나눠지게 됨에 따라 소비자 보호가 두터워진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또 플랫폼 입장에선 고의·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배상 책임을 지는 만큼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IT업계는 ‘과실’의 경우 경중에 대한 판단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분쟁소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리적 한계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입점업체가 의도를 갖고 사실이 아닌 내용을 기재한 경우를 대비해 플랫폼은 최대 수백만개에 이르는 입점업체 물품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구체적 가이드라인도 내놓지 않고 규제를 만들면 기업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IT업계 모니터링 가능성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소비자 오인 가능성을 제거했을 경우 연대책임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모니터링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연대책임 책임 역시 현행 전자상거래법에 명시된 조항을 현재 플랫폼 운영형태에 맞게 현실화한 것뿐이란 입장이다. 즉, 플랫폼이 자신의 고의·과실로 소비자 손해를 끼친 경우 책임을 부담하는 것인 자기책임원칙상 당연한 상황에서 피해보상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점업체의 고의·과실에 대한 연대책임의 경우도 소비자가 거래 당사자를 플랫폼으로 오인할 만한 상황을 만들 경우로 한정된다고 지적했다. 플랫폼이 거래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경우 연대책임에서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온라인쇼핑몰 거래액 추이. (자료=공정위)
“신원정보 확인·제공, 2000만명 개인정보 공개” 반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당근마켓 등 C2C 거래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 보호 조치도 확대 방안도 논란거리다. 개정안은 C2C 거래에서 환불거부 등의 분쟁이 발생할 경우 플랫폼에게 신원정보를 확인·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IT업계는 사실상 2000만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분쟁 과정에서의 전달된 개인정보가 파기되지 않아 선량한 이용자의 신변이 위협받게 된다는 입장이다. 코스포 관계자는 “지역기반이라는 특성상 의도를 갖고 제도를 악용하는 이용자가 많아질 수 있다”며 “소비자 보호 강화라는 전상법 개정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분쟁시 플랫폼이 이미 환불권고, 계정정지 등을 통해 개입하고 있고, 사기 등 위법행위의 경우엔 수사기관에 나서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반면 공정위는 현행법으로도 분쟁 시 소비자 피해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원정보 확인·제공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만큼 당연한 의무라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미 여러 C2C 플랫폼이 분쟁 중재가 되지 않을 경우에 한해, 동의를 전제로 최소한의 정보를 상대 이용자에게 건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겟형 광고나 검색 광고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강제한 조항에 대한 입장도 정반대다. IT업계는 인터넷이 점점 개인화되며 타겟형 광고가 대세가 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라고 비판한다. 한 관계자는 “공통된 검색결과와 광고를 제공하도록 해 산업 트렌드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타겟형 광고를 막는 것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맞춤형 광고를 할 경우 그 사실을 표시하고, 소비자가 원할 경우 일반광고도 선택할 수 있게 하도록 하는 의무만 부과하는 것일뿐 맞춤형 광고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편 공정위 측은 업계와 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최종적인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는 여러 의견을 청취하는 단계”라며 “청취한 의견들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개정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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