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대표 방중에도 미중 마찰…바첼레트 "조사 아닌 소통"

바첼레트 "中에 대테러 정책 재검토 촉구"
훈련센터 접근 못해 인정…美·인권단체 비판
중국, 대대적 선전…"적극적인 성과 거둬"
  • 등록 2022-05-29 오후 6:47:54

    수정 2022-05-29 오후 6:47:54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고등판무관)의 중국 방문(23∼28일)을 두고 성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17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지만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마찰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영상으로 회의하고 있다. 사진=중국외교부/신화통신
29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바첼레트 대표는 중국 방문 마지막 날인 28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국제 인권 기준을 준수하도록 대테러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며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대테러 정책이 위구르족과 무슬림(이슬람 교도) 소수민족의 인권에 미치는 영향, 독립적인 사법 감독의 부재와 무력사용, 학대, 종교행위 제한 의혹도 중국 정부에 우려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유엔과 중국은 소수민족의 권리, 반테러와 인권, 법적 보호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한 후속 논의를 위해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며 “홍콩에 억류된 활동가, 변호사, 언론인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걱정된다”고 밝혔다.

바첼레트 대표는 다만 “이번 중국 방문은 인권 정책에 대한 조사가 아니라 중국 정부와 소통하는 기회였다”면서 직업 교육·훈련센터에 대한 전면적 접근을 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대신 그는 직업 교육·훈련센터의 후신인 ‘카슈가르 부속 학교’를 방문했다. 미국 등 인권단체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무슬림 약 100만명을 수용소에 강제 감금해 직업 훈련을 명분으로 인권탄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바첼레트 대표도 일부 인정했듯 미국과 인권단체는 이번 방문에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이를 선전의 기회로 삼으려는 모습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중국 당국이 바첼레트 대표의 방문에 부과한 조건들은 범죄들이 계속되고 있는 신장을 포함한 중국 내 인권 환경에 대한 완전하고 독립적인 평가를 불가능하게 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바첼레트 대표의 방중 기간 인권 상황을 파악하는 데 충분한 접근권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케네스 로스 휴먼라이츠워치(HRW) 사무총장은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바첼레트 대표는 자신의 조용한 밀실 대화가 중국 정부의 (인권 관련) 탄압 완화를 끌어낼 정도로 충분히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중국은 이번 바첼레트 대표의 방중 성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8일 바첼레트 대표의 방문에 대해 “양측이 함께 노력한 결과 이번 방문이 적극적이고 실무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상호 존중하고 진솔하게 대하는 정신에 입각해 광범위하고 깊은 교류를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마 부부장은 바첼레트 대표가 광저우에서 중국의 사법 보장 및 환경보호, 탈빈곤, 특정 집단 권리 보호, 인권교육 프로젝트 등을 참관했고 신장에서는 중국 측이 경제 사회 발전, 대테러 및 민족 종교, 노동 권리 보장 등 각 방면에서 성과를 전면적으로 소개했다고 전했다.

마 부부장은 그러면서 “인권 증진과 보호는 전 인류가 공동으로 하는 사업”이라며 “일부 서방 국가가 정치적 목적으로 인권최고대표의 방중에 대해 간섭하고 폄훼했는데 그들의 음모는 모두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위구르족 망명자 모임인 ‘세계위구르회의’는 “바첼레트 대표의 방중은 중국이 자신들의 반인권 범죄와 위구르족에 대한 인종 청소를 숨기는 선전 기회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바첼레트 대표는 2018년 8월 취임한 이후 신장 지역의 인권 상황을 조사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에 요구해왔고, 중국 정부는 조사 형식이 아닌 우호 방문이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바첼레트 대표의 중국행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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