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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운명의 날'…기로에 놓인 뉴삼성

法,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
실형 선고 땐 시계제로…M&A 등 차질
실형 면하면 현장 경영 행보 이어갈듯
불법 승계 의혹 재판 곧 시작…사법리스크 여전
  • 등록 2021-01-17 오후 3:28:48

    수정 2021-01-17 오후 9:10:52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뉴(New) 삼성’이 기로에 놓였다. 법원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 결과에 뉴삼성의 향방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별세한 만큼 올해는 뉴삼성의 원년과 다름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실형을 받으면 뉴삼성은 제대로 된 돛을 펼치지 못한 채 시계제로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부회장은 실형을 면하면 불법 승계 의혹 재판 준비와 함께 뉴삼성 경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년 10개월만에 파기환송심 최종 선고

이 부회장의 최종 형량은 1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선고공판에서 확정된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최종 선고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2017년 처음 재판에 넘겨져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은 지 3년 10개월여 만이다.

이 부회장이 실형을 받을 경우 뉴삼성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먼저 이 부회장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이 부회장은 재판 준비 등으로 인해 이탈리아 자동차기업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직을 사퇴한 데 이어 중국 보아오포럼 상임이사직 임기 연장을 포기했다. 삼성그룹의 기업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이미 국정농단 수사 당시 기업 이미지 실추를 겪었다. 2016년 12월 삼성전자는 특별검사 수사가 한창이던 때 스위스 다보스 포럼이 발표하는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 100대 기업 명단에서 4년 만에 처음으로 빠졌다.

삼성은 미국 경제지 포춘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도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삼성은 2018년 12위를 기록한 뒤 2019년 15위, 2020년 19위를 나타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지만 이미지 실추 가능성에 10위권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삼성 계열사들이 글로벌 투자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때 필요한 대외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불법 경영 승계 의혹 재판에 연루된 삼성물산(02826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경우 신용도 하락도 우려된다.

180조원 규모의 투자와 4만명 채용 계획,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 방안 등 총수의 리더십과 결단이 필요한 사업들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시스템반도체와 인공지능(AI), 5세대(5G) 이통통신 등 신사업과 관련된 대규모 M&A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000660)LG전자(066570) 등 삼성의 경쟁기업들은 인텔 낸드사업부와 미국 데이터기업 알폰소 인수 등 M&A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재용, 올해 들어 4번 현장 경영 나서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 등으로 실형을 면하면 뉴삼성 경영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일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뒤 반도체 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다음 날인 5일에는 수원사업장에서 네트워크장비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글로벌기술센터(GTC)를 찾아 생산기술 혁신 회의를 주재했다. 6일에는 삼성리서치에서 세트부문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차세대 6G 통신 기술과 AI 연구개발 현황 등 미래 중장기 계획을 살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1일 삼성 준법위 임시회의에 참석해 준법 약속 이행을 다짐했다. 이 부회장은 앞선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삼성을 철저하게 준밥 감시 틀안에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준법위는 오는 26일 △삼성전자 △삼성SDI(006400)삼성SDS(018260)삼성전기(009150)삼성물산(028260)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 등 7개 관계사 대표이사들과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 이 부회장이 참석할 수도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면하더라도 사법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검찰의 기소로 시작된 불법 경영 승계 의혹 관련 재판이 곧 시작되기 때문이다. 법원은 코로나19 확산 상태 등을 고려해 다음 달 중 재판 일정을 공지할 예정이다. 불법 경영 승계 의혹 재판은 국정농단 재판보다 사안이 훨씬 복잡해 재판 기간이 더 길어질 예정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올해로 햇수로 6년째에 접어든다”며 “불법 경영 승계 의혹 재판도 남아 있는 만큼 사법리스크가 얼마나 더 길어질 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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