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정부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금리를 평균 연 0.25%포인트(p)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증권사가 수행 중인 회사채 주선과 발행 업무를 신용보증기금이 맡도록 해 수수료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건설사는 연간 약 3000만원의 비용 부담을 덜 전망이다. ‘태영건설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후폭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건설사로서는 유사한 사태 발생 시 자금조달 부담을 한층 덜어낼 전망이다.
 | [그래픽=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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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금융위원회는 중견회사의 회사채 조달금리 절감을 위한 ‘P-CBC 지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P-CBO는 공모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이 불가능한 저신용 중소·중견기업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신보가 신용을 보강하고 회사채를 한데 묶어 유동화해 발행한다. 다만 회사채 주선·발행 업무를 하는 증권사에 수수료를 낸다. 요율은 평균 연 0.25% 수준이다.
금융위는 이 업무를 신보가 직접 수행토록 해 수수료 비용을 깎아 P-CBO 금리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신보가 지난해 P-CBO 신규 보증 지원을 한 기업은 모두 404개사로, 이들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2조 6309억원이다. 기업당 평균 65억원 수준으로 금융위는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만 평균 1600만원을 경감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건설사엔 상대적으로 큰 금액을 보증해 지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건설사 한 곳 당 P-CBO 보증을 받아 발행한 회사채 평균 금액은 120억원이다. 수수료 절감 시 연 3000만원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를 위해 법 개정도 추진한다. 현행 신용보증기금법엔 신보가 P-CBO를 직접 발행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회사채 매입과 구성, 담보부증권 발행, 이와 관련한 신탁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문을 신설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개정안 통과로 수수료가 낮아지면 중견기업 조달금리 절감을 통해 기업 활력 제고 등을 기대하고 있다. 대기업집단을 제외한 중견기업 수는 약 2500개사로 전체 기업에서 1% 조금 넘는 규모지만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달한다. 또 중견기업 1곳은 평균 60개 중소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법 개정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수료를 줄여 P-CBO 발행 금리를 낮추는 게 기업에도 현실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법이다”며 “조달 금리를 조금이라도 줄일 여지가 있다면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P-CBO 프로그램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자금시장에 위험회피 심리가 퍼져 중·저신용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지난해 2월 금융위는 올해 말까지 2년간 5조원 규모의 신규 보증 지원을 계획했다. 지난해 지원한 금액을 제외하면 올해 지원 가능한 금액은 2조 3691억원이다. 지원 규모를 3조원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원 대상 기업은 현행 ‘BBB-’ 등급에서 더는 낮추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