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해외 유명 패스트패션에 밀린 중소여성복 브랜드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11일 백화점업계와 의류업계에 따르면, 중견의류 업체 F&F가 여성복 브랜드 `바닐라비(Banila B)`의 영업전략 수정에 나섰다. 바닐라비는 한때 영업을 종료하고 브랜드를 철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닐라비가 20~30대에 널리 알려진 브랜드인데다 브랜드 영업중단이 잇다를 경우 주주들이 받을 심리적인 충격 등을 이유로 내부 반발이 심해 철수계획을 잠정보류 했다.
지난해 말 F&F는 수년간 영업적자를 내던 `엘르스포츠`의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론칭한 미샤의 여성 캐주얼브랜드 `I'M(아임)`도 브랜드를 접고 잇미샤에 흡수됐다. 아비스타의 여성복 에린브리니에도 최근 사업 철수단계에 들어갔다. 또 미국 수입 캐쥬얼 브랜드 페리엘리스도 자진해서 백화점 매장을 철수했고 미국 브랜드 노튼도 백화점 내 비효율매장을 정리했다. 이 처럼 중소 규모의 캐쥬얼 브랜드가 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백화점 가두점 등의 매장철수가 늘고 있는 이유는 경기침체 속에 장마, 날씨 등 계절적인 악재, 감각적인 디자인과 싼값을 무기로 한 SPA(제조소매업)의 협공 등에 밀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류업체 한 관계자는 "유니클로·자라·H&M·갭 등 SPA(제조소매업)형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면서 타깃층이 겹치는 중소 여성브랜드와 캐쥬얼 브랜드 등이 특히 고전하고 있다"며 "경기부진 속에 가격·디자인에서 경쟁력을 잃은 브랜드들은 점점 설자리를 잃고 브랜드를 접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