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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인용해 미 뉴욕증시 상장사들의 올 3분기 순이익이 강달러로 인해 어닝시즌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100억달러(약 14조 2500억원) 이상 줄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적발표가 시작되기 전 총 예상액은 4800억달러였다.
올해 주요 선진국 통화대비 미 달러화 가치는 약 17% 급등, 2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해외에서 현지 통화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미 달러화로 환산할 경우 연초대비 17% 가량 쪼그라든다는 얘기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실제 순이익 감소분은 추정치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얼라이언스베른슈타인의 마이클 워커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올해 (달러화 강세) 움직임은 (뉴욕증시) 지수 전체 순이익의 약 3%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FT는 강달러에 따른 3분기 순이익 감소보다 앞으로 해외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통화가치가 약세인 다른 국가들의 경쟁 업체들이 가격 측면에서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 들어 3분기까지 미국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15% 하락한 반면, 국제적 입지가 큰 기업들은 2배가 넘는 30.5% 낙폭을 기록했다.
애플의 경우 지난 27일 실적발표에서 강달러 여파로 올 4분기 매출이 10%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JP모간자산운용의 잭 캐프리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지난 수년간 이(불리한 가격경쟁력) 문제는 논외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 조정이 잇따르는 불행한 시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FT는 “미 경제 전망이 다른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밝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 없이 해외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강달러가 일년 내내 미 기업들의 수익을 잠식하고 있을 뿐더러, 추가적·연쇄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점점 무시하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