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금지 앞둔 '최후의 주말밤'…'방술헌팅·꼼수영업' 기승

12일부터 3주간 수도권·부산 2단계, 이외 1.5단계 연장
클럽·헌팅포차·콜라텍·홀덤펍 등 '집합 금지' 추가조치
9~10일 '최후의 밤' 즐기러 번화가 클럽 등 문전성시
"10시 이후 '방술' 같이 해요"…방역 사각지대 드러나
  • 등록 2021-04-11 오후 4:26:38

    수정 2021-04-11 오후 10:04:04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이번 주말이 마지막입니다. 12일부터 문 닫습니다.”

지난 9일과 10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번화가 거리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클럽·헌팅포차 등 유흥업소는 입장하려는 사람들로 입구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연일 600명대를 넘어가면서 ‘4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자 방역당국이 위험시설이라고 분류한 시설에 대해 집합을 금지했다. △유흥주점업(룸살롱·클럽·나이트 등) △단란주점 △헌팅포차·감성주점 △콜라텍(무도장 포함) △홀덤펍 등이 해당한다. 현행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는 다음 달 2일 밤 12시까지 3주간 유효하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도 그대로 유지된다.

10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 클럽거리 앞에 사람들이 나와있는 모습.(사진=이용성 기자)
12일부터 집합 금지…‘마지막 밤’ 즐기러 ‘불야성’

12일부터 클럽·헌팅포차 등 시설 운영 금지가 내려지자 서울 주요 번화가는 ‘최후의 밤’을 즐기기 위한 이들로 붐볐다. 골목골목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로 가득 차 어깨를 부딪치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을 정도였다. 일부는 헌팅포차나 클럽 등 입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몸을 흔들며 입장 전부터 흥을 달궜다.

마포구의 한 클럽 관계자는 “12일부터 문을 닫기 때문에 이번 주말 손님들이 많이 방문하셨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박모(22)씨는 “친구가 12일부터 (클럽에) 못 간다고 하기에 급하게 모였다”며 “자주 가는 건 아니지만, 금지라고 하니까 지금 아니면 못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용산구 이태원도 마찬가지였다. ‘불금’인 지난 9일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는 코로나19 위기감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일부는 춤추다 얼굴에 땀이 찼는지 마스크를 벗거나 턱까지 마스크를 내렸다.

퇴근하고 스트레스를 풀 겸 이태원을 찾은 A(30)씨는 “이번 주말이 지나면 클럽이 3주간 문을 닫는다고 들었다”며 “친구와 간단히 맥주만 마시려고 했다가 ‘금지’ 소식을 듣고 클럽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미 코로나19가 일상이 돼서 확진자수가 어떻든 체감이 되지 않는다”며 “위기감도 그만큼 예전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10일 밤 서울 마포구의 서교동에 있는 한 유흥주점 앞 입구에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이용성 기자)


‘방술’ 헌팅에 ‘꼼수’영업까지…“위기감 가져달라”

더 큰 문제는 방역당국이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클럽 등을 금지해도 코로나19에 대한 사람들의 사회적 피로감이 극에 도달하고, 경각심이 떨어진 터라 ‘꼼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방역 ‘사각지대’도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9일 밤 홍대를 찾은 유모(25)씨는 “지난 1년간 여러 음식점과 술집을 다녔어도 문제가 없었다”며 “나는 코로나19와 연관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 동네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 동선을 확인하고 피했는데, 이젠 확진자수가 몇명인지 보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음식점·술집이 문을 닫는 10시 이후 모텔·호텔 등에 자리를 잡고 술자리를 이어 나가는 이른바 ‘방술’ 문화도 형성되고 있다. 지난 10일 홍대 인근 번화가 앞은 밤 10시가 훌쩍 지나도 인파들이 모여 방에서 술 마실 이성을 구하는 이른바 ‘방술 헌팅’을 하고 있었다. 한 무리는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가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돌아다니며 합석할 이성을 구하고 있었다. 장모(24)씨는 “주말이 아깝다며 방을 잡아놨으니 더 놀자고 헌팅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주말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고 클럽 형태로 운영한 ‘꼼수’가 경찰에 적발돼 빈축을 샀다. 경찰은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무허가 클럽에서 업주와 손님 등 약 200명을 적발했다. 8㎡당 1명으로 인원 제한이 정해져 있지만, 해당 업소에서는 인원을 초과해서 모여든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된 이들 중 일부는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냐”라며 항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의 강제 조치보다는 시민 개개인이 경각심을 갖고 방역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와의 전투는 정부의 힘만으로는 이길 수 없으며, 국민 여러분의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국민께서도 위기감을 가져주시고 방역 고삐를 조여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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