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최종 의견서 공개…LG엔솔·SK이노 ‘공방전’(종합)

美 ITC “SK, LG 영업비밀 22건 침해 판단”
LG 측 “배터리 전영역 영업비밀 침해 입증”
SK는 실체적 검증 문제삼아, “침해 범위도 모호해”
  • 등록 2021-03-05 오전 9:38:34

    수정 2021-03-05 오전 9:38:34

[이데일리 김영수 김정유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 최종 의견서를 공개하면서 양측의 공방이 또 다시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개발, 생산, 영업 등 배터리 전 영역에 걸친 영업비밀 침해 사실이 명백히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 주장에 대한 실체적 검증 없이 소송의 절차적인 흠결을 근거로 결정한만큼 향후 여러 문제들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반박했다.

이데일리 DB


◇영업비밀 침해 총 22건, LG “침해 사실 명백히 입증”


4일(현지시간) ITC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 의견서 전체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는 지난달 10일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을 확정한 후 이뤄진 후속조치로 이날 공개된 의견서는 총 96쪽에 달한다.

ITC는 우선 SK이노베이션의 문서 삭제 행위, 문서 삭제가 정기적 관행이라는 변명, 문서 삭제 은폐 시도는 노골적 악의(flagrant bad faith) 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 11개 카테고리 내 △BOM(Bill of Materials, 원자재부품명세서) 정보 △선분산 슬러리 △음극·양극 믹싱 및 레시피 △더블 레이어 코팅 △배터리 파우치 실링 △지그 포메이션(셀 활성화 관련 영업비밀 자료) △양극 포일 △전해질 △SOC추정 △드림 코스트(특정 자동차 플랫폼 관련 가격, 기술을 포함한 영업비밀 자료) 등 22개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22개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았다면 10년 내 해당 영업비밀 상의 정보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 명확하다고 판단해 10년간 수입금지명령 내렸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ITC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SK이노베이션의 행위에 대한 제재가 가능토록 균형 잡힌 구제 방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한 포드와 폭스바겐에 준 각각 4년, 2년이라는 수입금지 유예기간은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은 다른 배터리 공급사로 사업을 대체할 시간적 기회를 제공한 결정이라는 게 LG 측 주장이다.

다만 ITC는 잘못은 SK이노베이션뿐 아니라 포드처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에도 불구하고 장래의 사업 관계를 계속해서 구축키로 선택한 이들에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2018년 폭스바겐 수주에서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의 가격 정보 등 침해한 영업비밀을 토대로 최저가 입찰에 나섰던 전례를 지적한 것이다. ITC는 끝으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수입금지명령 및 영업비밀침해 중지 명령이 합당하면서도 구제책이라고 판단한다”며 “(수입 유예처럼) 조정된 명령(tailored orders)은 법정 공익 요소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않는다고 판단한다”고 명시했다.

SK는 유감 표명, “실체적 검증 없고, 침해 범위 여전히 모호”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ITC의 최종 의견서 공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날 자료를 내고 “1982년부터 준비해 온 독자적인 배터리 기술개발 노력과 그 실체를 제대로 심리조차 받지 못한 ITC의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40여년간 배터리 기술 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고, 세계 최초의 고밀도 니켈 배터리를 개발 등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의 전기차 블루온, 최초 양산 전기차 레이에 탑재됐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 화재가 한번도 발생하지 않은 안전한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다”며 “ITC 소송이 제기된 직후 2019년 SK이노베이션 발표자료에서 말한 바와 같이 LG와 SK는 배터리 개발, 제조방식이 달라 LG의 영업비밀 자체가 필요없고, 40여년 독자개발을 바탕으로 이미 2011년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공급 계약을 맺은 바도 있다”고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ITC가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 침해 주장에 대해 실체적인 검증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영업비밀 침해 주장에 대한 실체적 검증 없이 소송의 절차적인 흠결을 근거로 결정했는데, 그 결정은 여러 문제들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ITC는 영업비밀 침해라고 결정하면서도 여전히 침해됐다는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어떻게 침해됐다는 것인지에 대해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업비밀 침해를 명분으로 소송을 제기한 LG에너지솔루션은 침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ITC 의견서 어디에도 이번 사안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증거는 실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ITC가 언급한 22건의 영업비밀 침해건과 관련해서도 “ITC는 (영업비밀 침해)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개별 수입물품이 실제 수입금지 대상에 해당될지에 관해선 별도 승인을 받도록 명한 상황”이라며 “이런 모호한 결정으로 정당한 수입조차 사실상 차단돼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저하, 시장내 부당한 경쟁제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지연 등으로 인한 탄소배출 환경오염 등 심각한 경제적, 환경적 해악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ITC의 이번 결정이 공익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ITC는 SK이노베이션 이외의 다른 배터리업체들이 특정 자동차 회사에만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국내 업체들이 빠른 시일내에 다른 자동차 회사들에게도 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다는 모순된 판단을 내리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은 이처럼 ITC 결정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을 대통령 검토(Presidential Review) 절차에서 적극적인 소명하고 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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