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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교수는 “올해 워낙 많은 사람이 (독감 백신) 접종을 하기 때문에 이 중에 절반 이상은 나이가 많거나 면역저하질환, 만성적 장기질환 등을 가진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라며 “이미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접종을 하거나 기저질환이 없더라도 다른 심각한 질환이 발생해서 사망하게 되면 백신과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젊은 10대 고등학생이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건에 대해선 “통상적으로 10대에게 몸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를 정밀하게 종합검진을 하는 데는 없으므로 ‘기저질환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감 백신 접종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태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엄 교수는 “인플루엔자가 보통 11월 중순부터 말 시작돼서 (유행하게 되면) 12월, 1월에 절정”이라며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적어도 2주 정도 지나서 항체가 형성되므로 10월 말까지는 접종해야만 유행에 대비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아주 드문 사례 때문에 접종을 멈추거나 지연하면 더 많은 사망이 생길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접종을 중단하거나 또는 미루는 건 좋은 방법은 아니다.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2021년 독감 예방접종 사업이 시작된 이후 백신을 접종한 뒤 며칠 이내에 사망해 보건당국이 조사하고 있는 사례는 총 3건이다.
지역별로는 인천 1건, 전북 고창 1건, 대전 1건이다. 먼저 인천에서는 지난 14일 지역 내 한 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받은 17세 남자 고등학생이 이틀 뒤인 16일 오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부검을 진행했으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발견하지 못해 추가 검사 및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질병청은 “아직 독감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사항을 종합해 볼 때 독감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중단할 근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