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가격 ‘뚝뚝’… ‘中증설·수요부진’ 석유화학 ‘한숨’

에틸렌 가격 531달러로 1년 만에 반토막
SK에너지 NCC 가동 중단 등 ‘고육지책’
유가하락 효과 無, 中 2년간 1000만t 증설도
  • 등록 2020-03-29 오후 4:02:14

    수정 2020-03-29 오후 4:02:14

SK에너지 울산컴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에틸렌 가격이 1년 만에 반토막으로 떨어지는 등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유가 하락에도 극심한 수요 부진에 수익성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데다, 향후 2년간 중국에서 1000만t 이상의 에틸렌 증설까지 예정돼 있어 국내 업계의 보릿고개도 다소 길어질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SEA) 거래 지난 20일 기준 에틸렌 거래 가격은 전주대비 11.6% 하락한 t당 531달러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로 가격이 하락했고, 관련 다운스트림 제품 시황까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전년동기 에틸렌 가격이 t당 1000달러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에 따라 에틸렌을 원료로 생산하는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등의 가격도 잇따라 하락하고 있다.

이 같은 시황 악화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최근 SK에너지가 울산컴플렉스내 제1 납사분해시설(NCC)을 48년 만에 가동 중단키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NCC에선 납사를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시황에 민감한 범용제품 비중을 축소하고 시황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고부가 화학소재 분야로의 딥체인지를 추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공정 개선과 안정적 운영에 노력해왔으나, 안타깝게도 가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 NCC 가동 중단을 결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국내 석유화학단지 중 가장 오래된 울산산단내 설비인만큼 노후화돼 정비할 필요성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최근의 시황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신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고, 무엇보다 팔 곳이 줄어드는 수요 부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여러 고민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가동을 중단하는 NCC 설비 부지가 크지 않아 다른 사업으로 대체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원유 가격이 최근 하향세이지만 정작 수요가 없어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제고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이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대규모 에틸렌 증설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어서 공급 과잉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세도 불가피하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중국 페트로차이나, 시노켐, 완화그룹 등 현지 업체 16개사는 올 1분기부터 2022년 1분기까지 총 1060만t 규모의 에틸렌을 상업 가동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생산하는 연간 에틸렌 전체 생산 능력이 약 1000만t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의 대규모 에틸렌 프로젝트들 가동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경우 상황이 좀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불안요소가 크다”면서 “외형을 늘린 중국업체들 중 소폭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 향후 1~2년간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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