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대상 中기업에 투자 유도”…美하원, 블랙록·MSCI 조사

미·중 경쟁 특위, 블랙록·MSCI에 조사 개시 통보
“인권·안보 블랙리스트 中기업에 美자금 유입 기여”
주미 中대사 “경제 문제까지 정치화…국제질서 위반”
  • 등록 2023-08-02 오전 10:27:33

    수정 2023-08-02 오후 7:39:11

[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글로벌 금융지표 개발회사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미국 하원 특별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됐다. 이들 기업은 미국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 사진.(사진=AFP)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의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 전략경쟁특위)는 전날 블랙록과 MSCI에 서한을 보내 두 기업의 활동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고 통지했다.

서한에는 미 정부가 블랙리스트에 올린 중국 기업에 미국 자본이 유입되도록 블랙록과 MSCI가 투자를 촉진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미 정부는 중국 기업 약 60개를 인권침해 및 안보위기 조장 등의 혐의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서한에 구체적 혐의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특위는 중국 통신업체 ZTE나 전투기 제조 방산업체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 등 국가안보 위협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이 두 기업의 투자 대상 명단에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MSCI는 2018년 중국 본토 주식 비중을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신흥시장(EM)지수를 재조정함으로써 중국 기업에 대한 글로벌 자금 유입을 촉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WSJ는 특위의 사전 조사 결과 문제가 되는 대중(對中) 투자자금이 총 4억 2900만달러(약 550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는 블랙록의 중국 관련 펀드 5개만을 대상으로 집계한 것으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면 혐의와 관련된 자금 유입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블랙록은 운용자산 규모가 9조달러를 웃도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MSCI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가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주가지수를 개발하는 금융회사로,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인덱스펀드를 구성할 때 MSCI 정보를 토대로 종목을 선정한다. 현재 MSCI의 상품을 벤치마킹하는 회사의 자산 규모는 13조달러가 넘는다. 올해 초 초당적 지지 아래 설치된 미·중 전략경쟁특위는 입법 권한은 없지만, 특정 이슈와 관련해 청문회 개최하거나 정책 권고를 내릴 권한을 갖고 있다. 이번 특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블랙록은 특위 조사 방침과 관련 로이터에 “블랙록은 중국과 전세계 투자에 있어 미국법을 준수하고 있다”며 “특위가 제기하는 이슈에 지속해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MSCI는 “(위원회) 요청 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중국 대사관은 이날 “국가 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장하고 경제, 무역 및 투자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은 시장 경제 및 국제 무역 규칙 원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로이터는 금융투자 부문에서도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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