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원들에게 ‘2030 남자들이 펨코에 모여서 홍(준표)을 지지한 이유’라는 인터넷 글을 공유하면서, 향후 이 후보가 청년 남성 위주의 정책을 추진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 경우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모습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대표적인 친여 커뮤니티로 알려진 딴지일보 게시판에 올라온 해당 게시글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글 작성자는 “국민의힘은 2030의 목소리를 들어줬지만 민주당은 각종 페미(페미니스트) 정책으로 남성을 역차별했다”며 “50대 이상이 주류인 정치권에서 2030의 목소리를 유일하게 들어준 사람이 하태경과 이준석이며, 이준석을 무시한 윤석열을 제외하고 남은 선택지인 홍준표를 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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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임기 중에도 약속대로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등, 여성 이슈에 큰 관심을 가졌다. 실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직을 내려놓기 전까지는 임기 내내 30% 안팎의 여성 비율을 유지했다.
특히 임혜숙 과기부 장관을 발탁한 뒤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여성들의 진출이 가장 적은 분야가 과기 분야인데, 여성들이 진출하려면 성공한 여성들을 통해서 보는 로망, 롤모델이 필요하다”며 “그런 많은 생각을 담고 지금 여성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의 이 같은 결과 다른 길을 갈까. 그렇게 보는 시각은 많지는 않다. 자칫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여당 주요 인사들의 분위기다. 특히 과거 선례를 돌아봤을 때도 좋은 선택지는 아니다. 당장 문 대통령도 2012년 출마 때만 해도 페미니스트보다 남성성을 내세운 적이 있다.
현실적으로 청년정책에서 남성만 따로 떼서 정책을 펴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다는 문제도 있다. 청년 중 남성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그자체로 차별 논란을 부를 수 있어서다. 다만, 청년 남성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는 이벤트를 만드는 식의 일정 변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한 인사는 “(20대 남성의 지지를 받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실제 청년 남성만을 위한 정책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며 “다만 이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 관심을 갖고 들을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