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식물인간된 딸… 병원은 업무방해 신고” 아버지의 사연

  • 등록 2022-07-07 오전 10:30:59

    수정 2022-07-07 오후 3:20:45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둘째 아이를 출산한 딸이 2년째 식물인간 상태로 지내고 있다는 한 아버지의 사연이 전해졌다. 아버지는 의료과실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병원 측은 업무방해로 경찰 신고를 했다.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아버지 A씨는 7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딸의 억울함을 알려달라”며 이 같은 사연을 전했다. 그는 “신체 건강한 딸(당시 26세)이 안성시의 한 산부인과에서 둘째 출산 후 2년째 식물인간 상태”라고 했다.

사건이 시작된 건 지난 2020년 4월 10일이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딸은 제왕절개로 둘째를 출산했다. 수술 직후 그의 딸은 “숨이 차다”라고 호소했는데, 이를 전달받은 간호사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틀 뒤 딸은 가슴 통증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의사를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간호사는 의사를 부르지 않고 “물을 많이 드셔라. 운동 안 해서 어지러운 것”이라는 말만 했다고 한다. 결국 다음 날 새벽 3시 딸은 또다시 가슴 통증을 호소하다 결국 쓰러졌다.

A씨는 “사위가 급하게 CPR을 30회 시행했지만 상태는 그대로였다”라며 “사위가 회복실 안에 있는 비상전화로 15회 넘게 응급콜을 눌렀지만 신호음뿐이었다. 폐쇄회로(CC)TV에 손을 흔들고 소리를 질러봤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라고 했다.

A씨의 사위는 직접 당직실로 가서 간호사를 불러왔고, 뒤늦게 온 간호사는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당직 의사를 부르러 갔다고 한다. 그러는 사이 딸의 의사가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조치도 없이 방치됐다.

A씨는 “도착한 의사가 간호사에게 산소호흡기를 가져오라고 시켰다”라며 “사위는 딸이 호흡을 못하고 있으니 의사에게 CPR과 기도 삽관을 요구했지만 의사는 괜찮다며 구급차가 올 때까지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산부인과 의료진이 병실에 도착했을 때는 경련이 발생한 지 30분이 지난 뒤”라며 “119구급차로 전원하기까지 총 4차례 경련했으나 산소 공급 외에 어떠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했다. 또 “산부인과로 구급차가 오기까지 1시간 넘게 걸렸으며 천안의 대학병원에 도착하는 데 총 1시간 32분 정도가 걸렸다”라고 말했다.

대학병원에서 딸은 폐색전증을 진단받았다. 그렇게 딸은 뇌에 산소가 들어가지 않아 저산소병 병변이 발병해 2년째 의식 없이 식물인간 상태로 지내게 됐다.

A씨는 사고 일주일 후 해당 산부인과를 찾았다고 한다. 병원 측은 “책임 당연히 져야 하고 보험 들어놨다”라고 했다. 그러나 A씨는 “교통사고도 아니고 보험처리라는 말은 표현이 적당하지 않다”라고 반발했다.

병원 측의 입장이 달라진 건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뒤였다. A씨는 산부인과를 재방문했지만 병원 원장은 A씨를 만나주지 않았다. 답답한 A씨가 “원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항의하자 병원 측은 A씨를 업무방해로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A씨는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병원 측은 애초 했던 말과 다르게 책임도 지지 않고 의료과실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A씨의 사연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올라와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끝으로 A씨는 “딸이 식물인간 된 상태에서 손주들은 엄마를 못 보고 있다”라며 “사위는 병원비를 벌어야 해서 손주들 양육은 저와 아내가 하고 있다. 아이들이 매일 엄마 찾는 소리에 억장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희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산부인과가 의료과실 인정할 때까지 죽을 각오로 싸울 것”이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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