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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채와의 전쟁]앞으로 3년…부채 줄이기 나선 시진핑 2기

중국 총부채 GDP대비 257% 수준…2022년 300% 육박 전망도
성장률 제시 대신 부채 탕감전으로 돌아선 시진핑 정부
지방정부 부채 줄이기 위해 성장 경쟁 대신 새 지표 내놓을 듯
  • 등록 2017-12-25 오후 3:24:06

    수정 2017-12-25 오후 6:29:18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앞으로 3년은 부채와의 전쟁이다’

중국 정부가 내년도 경제 기조를 부채 감축으로 정하고 2020년까지 경제 체질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우리 돈으로 3경원에 이르는 국가 부채를 줄여야 중국 경제의 다음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중국 공산당의 판단이다.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지방정부와 기업, 가계 부채를 통제하는 동시에 대출을 해주던 금융기관을 철저히 감시할 전망이다. 또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앙정부가 경제성장률을 제시하며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해 지방 정부를 옥죄었지만 성장률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어느 정도 성장률 둔화를 용인하기로 했다. 성장이 다소 더뎌지더라도 부채만은 잡고 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성장만 거듭해온 중국 정부가 실물경기가 둔화하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난관에 부딪히면 결국 어느 정도 부채를 용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현실론도 나온다.

부채와의 전쟁 선포한 시진핑 2기

지난 20일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내년도 중국경제 청사진을 설계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정부가 경제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금융 리스크를 점검하는 등 부채 줄이기에 나설 것이라 보도했다.

중국 지도부가 발표한 결의문에는 “향후 3년간 중국은 금융과 실물경제, 금융과 부동산부문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년간 지방정부나 국유기업 등이 대출을 덜 받도록 해 부채를 줄이려 해 왔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던 만큼, 이제 대출을 해주는 금융기관을 옥죄는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부채를 잡기 위해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억제하는 데도 주력하기로 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이후, 부동산 투자를 위해 개인들이 가계 담보 대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경제를 위협할 가장 큰 문제로 부채를 꼽아 왔다. 미국 언론의 경제학자나 언론매체뿐만 아니라 중국 내 경제학자들도 중국 경제에 ‘회색 코뿔소’의 공습이 펼쳐질 수 있다며 부채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색 코뿔소’는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말한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말 비금융부문 부채 총액은 28조달러 수준으로 우리 돈 3경원에 이른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 역시 치솟고 있다. GDP 총부채 비율은 2008년 140% 수준이었지만 현재 257%로 10년 사이 1.8배 가량 치솟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2022년께 이 비율이 300%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이달 들어 중국 부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달 5일 국유기업 부채 증가와 지방정부의 암묵적인 보증을 지적하며 중국 정부가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10일엔 IMF 역시 중국이 개발보단 금융 안전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며 중국의 부채가 기업과 지방정부에 이어 가계로 까지 이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중국 정부는 무디스와 IMF의 지적에 중국 부채가 확대되고 있지만 정부 능력으로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중국 금융시스템은 강한 위험 방어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올해 국영 기업을 포함해 대부분의 기업의 수익이 증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기업들의 상환능력이 좋아지는 만큼 부채 문제는 크게 걱정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방정부에 新 지표·기업은 블랙리스트 관리 전망도

물론 중국 정부 역시 부채의 심각함을 알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월 5년 만에 열린 전국금융공작회의에서 당 간부들에게 부채의 수준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라고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시 주석 집권 2기 공식 첫해이자 중국 개혁개방 40년인 2018년 경제 기조로 부채 축소를 든 만큼 앞으로 부채를 관리하는 데 중국 정부가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채와의 전쟁에 3년이란 시간을 설정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20년은 중국이 샤오캉(小康社會·의식주 등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사회)사회에 진입하겠다고 밝힌 해다. 이 샤오캉 사회에 들어서기 전에 부채라는 뇌관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각오이기도 하지만 부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샤오캉 사회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부채를 잡기 위해 현재 중국 통계에서 잡히지 않는 부채 총액을 파악하고 부채 확대 속도를 억제하려 하고 있다.

먼저 부채 총액을 파악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지방 통계 산출에 직접 관여할 방침이다. 이제까지 중국에선 국가 전체의 GDP 등은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반면 지방의 수치는 지방정부가 산출해 발표해왔다. 그런데 지방의 수치 합계가 전국 수치를 웃도는 게 일상화하는 등 중앙정부와 큰 격차가 있었다. 이에 중국 국가통계국은 2019년까지 국가와 지방 GDP 산출 방식을 통일하기로 했다.

부채 확대 속도를 막기 위해 지방정부와 기업, 개인 차원에 대한 제재를 확대한다. 최근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수입에 비해 규모가 너무 크거나 수주기업의 손실을 보증해야하는 등 위험성이 높은 공사 위주로 철퇴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방 정부들이 GDP와 같은 양적 수치를 맞추기 위해 인프라사업을 강행한 만큼 기존 지표가 아닌 환경·생태·기술혁신 등을 망라한 새로운 지표를 만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업 부채를 막기위해 조만간 국유기업의 해외 투자 행동지침을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 18일 민간기업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위해 과도하게 차입에 나서는 걸 방지하기 위해 역외 투자 신규 지침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같은 지침을 국유기업에도 내리는 동시에 규정을 위반한 기업들을 블랙리스트로 묶어 관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가계부채를 막기 위해 최근 중국 내 우후죽순으로 퍼지고 있는 온라인대출(P2P) 솎아내기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신용이 부족한 개인들이 대형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자 이 P2P 대출업체로 몰려왔고 지난달 말 기준 P2P대출 누적거래량은 6조91억위안(986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8.7% 급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P2P 업체 신규 승인을 중단했고 미승인 업체 대출 서비스를 즉각 중단했다. P2P 업체의 규제를 강화하며 악성 대출 시장을 차단하는 동시에 내년에도 부동산 규제 강화 정책을 펴나갈 전망이다.

하지만 지방 정부끼리 경쟁해야 하는 중국의 특성상 중앙정부가 기업과 개인에 철퇴를 내린다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부채를 막기 위해 기업을 옥죄다가 취업률이 낮아지고 경기가 침체되는 등 실물 경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결국 어느 정도 부채를 눈감고 성장 기조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부채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경제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 않지만 이미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동요하고 있다”며 “부채 경감을 위한 노력에 반발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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