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저축銀 Tier1 5% 넘어야 후순위채 발행허용

[이데일리 정영효 기자] 저축은행이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려면 기본자본(Tier1) 비율이 5%를 넘어야 한다. 또 후순위채권의 발행금리가 평균 수신금리 보다 일정 수준 이상을 초과하지 못하는 등 발행 금리 및 규모도 엄격하게 제한된다.

25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으로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발행과 관련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창구지도에 들어갔다.

우선 지금까지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5% 이상이면 후순위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BIS비율은 8%, 기본자본은 5%를 넘어야 한다. BIS비율상의 자기자본은 보통주와 내부유보금 등으로 이뤄진 기본자본과 후순위채권 등의 보완자본(Tier2)으로 구성되는데, 후순위채 발행 자격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이같은 방침은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보완자본비율을 끌어올려 BIS비율이 높아 보이는 착시효과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한 또다른 조치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감독규정을 개정, 후순위채로 조달한 자금의 50%만 보완자본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100억원을 조달했더라도 보완자본은 50억원만 인정되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유가증권투자한도(자기자본의 100%) 신용공여한도(자기자본의 20%) 등 저축은행 영업한도가 대부분 자기자본한도에서 결정된다"며 "과도한 몸집불리기를 차단하기 위해 후순위채권의 자본인정비율을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적자가 2분기만 지속되도 자본잠식이 일어날 수 있다"며 "후순위채를 발행한 저축은행 가운데 BIS비율이 5%대인 곳은 증자를 실시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또 저축은행들의 후순위채권 발행금리를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 후순위채권이 저축은행의 경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현재 평균 수신금리에 비춰볼 때 8%이내가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 저축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4.22% 가량인 점을 감안할 때 `평균 수신금리+3%포인트` 이내가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적정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순위채 발행금리 제한은 저축은행의 9~10% 고금리 후순위채를 대주주 앞으로 발행해 과도한 이자를 챙기는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측면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주주의 부당한 이자수취를 금지하기 위해 최근에는 가급적 공모방식의 발행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행 규모도 해당 저축은행의 자산구조와 자본충실도를 따져 후순위채 만기가 일정 시점에 집중되지 않도록 제한받는다.

후순위채권 발행과 관련한 소비자보호도 크게 강화됐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예금규정을 개정, 저축은행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후순위채권을 팔 때 `예금보장(한도 5000만원) 대상이 아니며 해당 저축은행 파산시 원금손실 우려가 있다`는 설명을 의무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