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신한금융이 자회사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매입과정에서 자사주 소각방침을 밝힌 데 이어 KB금융은 지난 6일 구체적인 자사주 소각계획을 확정했다.
KB금융은 총 발행주식 4억1811만1537주의 약 0.55%인 230만3617주의 자사주를 오는 12일 소각키로 했다. 소각규모는 1000억원 가량이다. 이는 국내 은행지주회사 가운데 첫 자사주 소각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의견을 모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2016년부터 4차례에 걸쳐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현재 2847만7202주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내년 1월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40.85%·3350만주)을 총 9584억원에 전액 주식교환 방식으로 취득키로 했다. 이를 위해 먼저 6000억원 상당을 신한금융이 보유한 자사주(1388만2062주)로 교환해주고 나머지 자금은 신주 발행(823만주)으로 조달키로 했다.
산업계에서 자주 활용되는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 수 감소로 주당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주주가지 제고 방안이다. 물량부담(오버행)도 없어 자사주 매입보다 주가관리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금융회사들이 자사주 소각에 나선 건 올 들어 양호한 실적에도 주가가 침체수준을 면치 못하자 시장에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피 금융업 지수는 올해 422.31로 시작해 지난 4월 15일 465.15까지 올랐지만 지난 6일 기준 400.77로 떨어진 상태다.
한편 하나금융지주는 총 3억24만2062주의 발행주식에서 자사주 867만6700주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자사주 소각에 대한 얘기는 없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총 발행주식 수는 7억2226만7683주이며 자사주는 갖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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