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저어새', 겨울나기 이동경로 확인

위치추적기 통해 경로 최초 확인
부모·자식, 서로 다른 경로로 중국 등 이동
  • 등록 2023-01-20 오전 10:15:51

    수정 2023-01-21 오후 1:01:05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천연기념물 저어새의 겨울나기 이동경로가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영광 칠산도에서 번식에 성공한 천연기념물 저어새 세 가족의 부모개체(수컷 3마리)와 자식개체(수컷 5마리)에 각각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끝에 겨울나기 이동경로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저어새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모습(사진=문화재청).
그간 저어새 이동경로 연구는 번식한 유조(어린개체)를 대상으로 수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모개체와 자식개체의 이동경로를 비교하기 위해 처음으로 가족 단위의 연구를 진행했다. 여름철새인 저어새 성조(부모개체)가 중국과 대만 등에서 겨울을 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으나 정확한 이동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6월 저어새 세 가족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고 방사한 후 지난해 10월 초부터 11월 초 사이에 겨울나기를 위해 이동하는 각 개체들의 경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서남해안 연안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겨울을 나기 위해 부모와 자식개체가 서로 다른 경로로 중국과 대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모 중 수컷개체의 경우 평균 시속 50km의 속력으로 약 1624km를 비행해 대만에 최종 도착했다. 자식개체 5마리 중 4마리는 평균 시속 47km의 속력으로 약 967km를 비행해 중국에 도착한 반면 다른 1마리는 평균 시속 51km의 속력으로 약 1379km를 비행해 대만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자식개체가 부모개체로부터 특정 이동경로를 교육받거나 학습하는 것이 아닌, 겨울나기를 위한 장거리 이동에 특화된 이동경로를 스스로 학습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저어새는 전 세계에 3940여 마리만 생존하고 있어 보호가 절실한 종이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저어새와 번식지를 함께 보존하기 위한 번식지 복원을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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