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 말하면 당대 최고 스타 투수들의 공을 받아봤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슬쩍 궁금해졌다. "당신이 공을 받아 본 투수 중 최고는 누구였습니까." 박경완은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정민철"이라고 답했다.
"1995년 슈퍼게임에서였다. 난 아직도 그때 받아 본 정민철의 공을 잊을 수가 없다. 주전 포수는 (김)동수형이었다. 불펜에서 대부분 받아봤는데 정말 환상적이었다. 선동렬(삼성) 감독님도 당시 멤버였는데 선 감독님은 정말 돌덩이 같은 직구를 던졌다. 민철이의 공은 느낌은 또 달랐다. 공이 차고 올라오는 느낌이랄까. '이런 공이 있으니 거칠 것 없이 던질 수 있구나'하고 감탄하고 또 감탄했었다. 정민철이 선 감독님처럼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건 다 이유가 있었다."
그런 정민철이 이젠 전혀 다른 유형의 투수가 됐다. 힘으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에서 힘 빼고 타이밍일 뺏는 기교파로의 변신이 그것이다. 함께는 아니었지만 멀찍이서 지켜보며 세월을 보내 온 박경완은 그의 도전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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