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重 부회장 ‘20% 급여반납’ 임원가족에 삼계탕과 감사편지

22일 중복 맞아 관계사 임원 300여명에게 배달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족들의 이해와 지원 덕분
“조선업 재도약 위해 조금씩 더 힘 모으자” 당부
현장 직원들에겐 초복 삼계탕·중복 닭장각탕
  • 등록 2019-07-22 오전 10:04:28

    수정 2019-07-22 오전 10:08:05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을 통해 새롭게 출범한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의 사령탑을 맡은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016년 시작된 급여 20% 반납을 통한 고통분담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족 여러분께 정말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핵심사업이자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조선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조금씩만 더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그룹 관계사 전체 임원 가족에게 삼계탕을 보내며 쓴 감사 편지의 일부분이다.

22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권오갑 부회장은 이날 중복을 맞아 국내에 있는 관계사 임원 300명의 집으로 삼계탕과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어려운 구조조정 과정과 숱한 난관 속에서도 회사에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준 임원 가족에 대한 감사의 뜻을 밝힌 편지를 함께 넣었다.

권 부회장은 편지에서 “그룹의 최고경영자로서 임원 여러분의 가정에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2016년 시작된 급여 20% 반납을 통한 고통 분담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어 가족 여러분께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썼다.

그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 10여년간 어려운 경영환경에 따라 진행해온 감원과 자산 매각,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재편과 사업분할 등을 언급하며 “이 모든 것은 회사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헌신적인 노력들은 이해와 지원을 보내준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재차 가족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권 부회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면서 “지금도 그룹의 핵심사업인 조선업은 유휴인력이 1000여명에 이르고 과도한 인건비 부담과 재료비 상승으로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 계열사들은 아직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가 여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해, 나아가 한국 조선산업의 공멸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조선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조금씩만 더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대우조선 인수는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이자, 후대를 위한 사명”이라면서 “그룹 내 모든 임원이 앞장 서 직원을 이끌고 합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현장 직원들에게 지난 초복 땐 삼계탕을, 이날 중복엔 닭장각탕(넓적다리)을 식사로 내놨다.

다음은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임원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 전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임원 여러분께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임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그룹은 십여 년간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면서 숱한 난관을 하나하나 극복해 왔습니다. 우리 주위의 많은 동료들이 정든 회사를 떠나는 아픔을 겪기도 했고, 토지와 건물, 주식 등 많은 자산을 거의 다 매각했습니다.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재편과 독립경영을 위한 사업분할도 실시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오직 ‘회사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임원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 그리고 늘 여러분 곁에서 이해와 지원을 보내주신 가족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행히 그룹 내 각 회사들이 조금씩 생존기반을 갖추어 가고 있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특히 그룹의 핵심사업인 조선업은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유휴인력이 아직도 1천여 명에 이르고, 최저임금제 및 주 52시간 근무제로 불과 2~3년 사이 임금이 30% 넘게 인상되는 등 과도한 인건비 부담과 재료비 상승으로 원가경쟁력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 계열사들은 아직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파업과 통상임금 소송을 비롯한 각종 노동현안들도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그룹은 창사 이래 가장 크고 중요한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로 대우조선 인수작업입니다. 대우조선 인수는 여러분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우리가 여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해, 나아가 한국 조선산업의 공멸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산업은행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인수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한국 조선산업을 재도약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물적분할을 통한 중간지주회사 형태의 인수구조에 합의한 것입니다. 우리는 대우조선 인수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며, 저는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임원 여러분,

그룹의 최고경영자로서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2016년 시작된 급여 20% 반납을 통한 고통분담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족 여러분께 정말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핵심사업이자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조선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조금씩만 더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이요, 후대를 위한 사명이라 생각해 주시고, 조금만 더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룹 내 모든 임원들이 앞장 서 직원들을 이끌고 합심해야만 우리 앞에 놓인 크고 작은 난관들을 극복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7월 22일이 중복입니다. 더위 잘 이기시라는 의미로 삼계탕을 보내드립니다. 가족과 함께 드시면서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또, 계획하신 여름휴가도 즐겁게 보내시기 바라며, 더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7월 22일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권오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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