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에서 경기도 소재 한 쿠팡 물류센터로 출발하는 셔틀버스에는 20여명이 탑승했다. 한 시간 정도를 달려 도착한 물류센터에는 각지에서 도착한 사람들이 서로 거리를 둔 채 출근 준비를 하는데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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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후 6일 만에 관련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부천 센터는 임시 폐쇄됐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다른 지역 쿠팡 물류센터를 찾고 있다. 지원자 대부분은 20대 초반으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센터를 찾았다고 얘기했다.
“위험할 수도 있지만…” 단기 알바로 물류센터 찾아
이들은 업무가 단순하고 계약 단위가 짧아서 물류 센터에 지원했다. 대학교 2학년 재학 중인 한 근무자는 “공장 등 지원하면 바로 일할 수 있는 곳들 중에 쿠팡이 그나마 (근무 환경이) 낫다고 해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이모(23)씨는 “취업 준비 중인데 생활비가 부족해 근무를 시작했다”며 “원하는 요일에만 근무할 수 있으니 5일만 근무해도 몇십만원을 벌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언급했다.
집단감염 전 부천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이도 있었다. A씨는 “당시 퇴근하기 전 모든 층에 있던 사원들이 한 군데 모이곤 했다”며 “업무 특성상 캡틴(팀 관리자)들과도 접촉이 잦은데 캡틴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부천서 계속 근무했다면 나도 이미 감염됐을 지 모른다”며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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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지켜지지만 여전한 감염 우려…쿠팡 “방역 더 철저히 할 것”
이날 찾은 물류센터에서는 근무자 간 거리 두기와 감염 예방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열 감지기로 체온을 재고 손 세정제를 반드시 사용해야 건물 입장이 가능했다. 이날부터 점심 식사는 배식이 아닌 도시락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식당 테이블에는 비말 전염이 이뤄지지 않도록 자리마다 칸막이가 쳐져 있고, 각자 식사한 자리에 일지를 기록하도록 돼 있었다.
회사 관계자들은 현장에 돌아다니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주의를 주고 귀가 조치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업무 중간 중간 “마스크를 코 끝까지 올려 착용하라”는 방송도 나왔다.
그러나 더운 나머지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는 사람들도 보였다. 한 근무자는 “할당량을 채우려고 쉬지 않고 근무를 하다 보니 중간 발열 검사에서 일시적으로 37.5도 이상 측정되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근무자들은 장갑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실시간 재고 확인용 PDA 단말기를 조작하기 위해서 장갑의 손가락 부분을 오려내 맨살로 액정을 터치하는 모습도 보였다.
쿠팡 측은 방역을 더욱 철저히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정부 지침이 나올 때까지 최대한 협조하고 할 수 있는 조치를 실행하려고 한다”며 “물류센터 현장에서 마스크 착용, 직원 간 거리 두기 실천을 꼼꼼히 확인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물류센터는 1일 2회 방역, 물건이 전달되는 캠프는 1일 1회 방역하는 등 안전수칙을 지키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