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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상황 더 나빠지면 사회적 거리두기 전환 고려”
정부는 지난 12일 당초 14일로 종료할 예정이었던 수도권 강화된 방역조치를 무기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수도권 감염위험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하기에는 경제적인 부담과 일상생활 제약이 커지기 때문에 택한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최근 수도권 재생산지수(한 명의 환자가 다시 감염시키는 환자)는 1.2~1.8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비수도권이 0.5~0.6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세 배 가량 높은 수치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3일까지 2주간 수도권 하루 평균 신규 확진환자 수는 43.6명으로, 이전 2주간의 28.9명에 비해 약 1.5배 증가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율도 9.2%로 이전 2주(7.4%)에 비해 상승했고, 방역망 내 환자 관리 비율은 80% 미만으로 나타났다.
정부 노력에도 아직 강화된 생활방역 조치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주간 주말 이동량은 이전 주말과 비교했을 때 약 96% 수준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여기에서 좀 더 위험해진다면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조절하는 방안까지 검토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결국 일상생활을 최대한 억제하고 서민의 생업이나 학생 학업에도 차질을 빚는 삶을 다시금 견뎌내야 된다는 말”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질·인도 등 확진자 쏟아지는 신흥국
국내 뿐만이 아니다. 전세계 각국에서도 방역 강화보다 경제 재개에 더 무게를 두면서 확진자는 재차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미국 코로나19 확진자는 여전히 2만명 중반대의 가파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대선을 염두에 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공공 보건보다 경제 성장에 무게를 두며 전체 50개주(州) 경제 재개를 서두른 여파라는 해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차 팬데믹을 염두에 둬야 하는) 우려스러운 신호”라면서 “뉴욕주에서 감염자가 줄고 있는 데도 (다른 지역에서 새롭게 환자가 늘어나면서) 미국 내 신규 확진자가 2만명 이상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최근 대규모 인종차별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더 우려되는 것은 신흥국 확산세다. 브라질 신규 확진자는 하루 만에 2만894명 급증했다. 특히 이달 초부터 경제 활동을 다시 시작한 상파울루주에서만 확진자가 17만명이 넘었다. ‘남미의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사회적 격리보다 경제적 회생을 더 중시해왔다.
인도 상황도 심각하다. 전날 하루새 감염자가 사상 최대인 1만2023명 급증하며 누적 32만1626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기준 미국, 브라질, 러시아에 이은 세계 4위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만큼 통계에 잡히지 않은 실제 감염자는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인도는 지난달부터 국제선 운항, 학교, 극장 등을 제외한 쇼핑몰, 식당, 호텔, 종교시설 등의 문을 연 상태다.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보건비상대책본부장은 “2차 확산의 위험은 모든 국가에 존재한다”며 “백신이 제때 개발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어 각국 정부가 명확하고 일관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