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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화재로 운행중지 명령까지 내려진 BMW차량에 대한 주차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안전점검을 받지않은 운행제한 차량의 정부청사 내 주차를 제한했다. 쇼핑몰, 주상복합 건물 등 민간에서 운영하는 주차장에서도 BMW 차량 주차를 제한하는 곳이 늘고 있다.
BMW차량의 출입을 금지한 대다수 주차장이 운행제한 차종 뿐 아니라 BMW 앰블런을 단 모든 차량을 제한하고 있어 차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정차중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전무하다는 점에서 지나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전국 10개 청사 지하주차장 주차 제한
행정안전부는 15일부터 리콜 대상이면서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에 한해 서울과 세종, 대전, 과천 등 10개 청사 내 지하주차장 주차를 제한했다. 이 차량들은 청사 내 지상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지하주차장은 불이 났을 때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고 자칫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행정안전부의 설명이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한 대형 쇼핑몰은 주차장 입구에 ‘연일 계속되는 BMW차량 화재로 주차장 내 안전 유지를 위해 BMW차량의 출입을 부득이 제한하니 양해를 바란다’는 내용의 피켓을 걸어놓고 BMW차량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쇼핑몰 관계자는 “정부의 BMW차량 운행중지 명령 등을 참고해 지난 13일부터 BMW차량의 주차를 제한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BMW차량의 주차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고객 민원과 수시 순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에 한해 차량 이동을 요청하고 있다. 주차 제한 조치 해제 시기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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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BMW 전용주차구역을 마련한 곳도 있다.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 위치한 한 주상복합건물은 ‘BMW차량의 화재발생 위험에 대비해 임시주차구역을 지정하니 협조를 바란다’며 지하 4층에 10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BMW차량 전용주차구역을 만들었다.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병원도 주차장 입구에 ‘BMW 520d 차량 화재 사고로 해당 차량은 1층 여성 주차장을 이용해주길 바란다’며 전용 주차구역을 마련했다.
BMW차량의 차주들은 불편함과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BMW 520d차량의 차주 김모(41)씨는 “BMW차량을 몰고다닌다는 이유로 범죄자 취급을당하는 느낌”이라며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민영 주차장까지 주차를 제한받는다고 생각하니 참 서럽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불편하지만 특별한 일이 아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할 예정”이라며 “BMW차주로서 많은 불편함을 겪는 만큼 이에 대한 정부나 BMW본사 차원의 확실한 보상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에 따르면 전체 리콜 대상 10만6317대 중 지난 13일까지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은 2만7246대다. 정부는 지난 14일 하루 동안 7000여 대가 추가로 안전진단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