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캠프? 삼성만 독야청청인 이유

  • 등록 2015-02-24 오후 4:28:20

    수정 2015-02-24 오후 4:39:12

삼성 선수들이 24일 연습경기가 취소된 뒤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정철우 기자
[오키나와=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류중일 감독은 고개를 무겁게 가로 저었다. 잦은 비와 바람 탓에 오키나와가 최적의 훈련지가 아니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충분히 좋은 훈련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24일 당초 예정됐던 넥센과 연습 경기가 취소됐지만 그리 마음 급해하지 않았다. 비가 오더라도 충분히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훈련지로 쓰고 있는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은 2년 전, 실내 연습장 시설을 갖췄다. 한꺼번에 타격과 수비, 간단한 캐치볼 훈련까지 가능하다. 비를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하릴없이 짐을 싼 넥센과 달리, 삼성은 준비됐던 훈련량을 모두 채운 뒤 일과를 마쳤다.

삼성은 아카마 구장을 소유하고 있는 온나손 지역과 10여 년간 밀접한 교류를 해 오고 있다. 아카마 구장은 일본 팀들도 부러워하는 배수시설을 갖춘 최적의 운동장. 여기에 삼성이 공동으로 참여해 실내 연습장까지 짓게 되며 최적의 설비를 갖추게 됐다.

삼성보다 오키나와에서 긴 세월 동안 캠프를 차린 팀들도 있다. 하지만 삼성처럼 지역사회와 밀착해 최적의 환경을 구한 팀은 없다. 삼성이 그저 야구만 잘하는 팀이 아니라는 것이 또 한 번 증명되는 대목이다. 오키나와 구장을 쓰고 있는 적지 않은 팀들이 궁색한 시설에 애를 먹고 있다.

그러나 류 감독은 미국 전지훈련에 대해 오히려 난색을 표했다. 훈련 기간은 한정돼 있는데 이동 거리와 시차로 잃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류 감독은 “애리조나, 플로리다, 하와이, 안 가본 곳이 없다. 하지만 어느 곳도 현재 우리 시스템인 괌-오키나와 코스를 따라오지 못한다”며 “가는데 사흘, 오는데 사흘이면 우리보다 최소 일주일 정도 손해라고 봐야 한다. 합동 훈련 기간은 한정돼 있는데 일주일을 손해 본다는 건 감독 입장에서 괴로운 일이다. 다 그렇게 하면 모를까 아닌 팀들도 있지 않은가. 게다가 날씨 문제도 있다. 한국 기후와 크게 차이가 안 난다. 너무 더운 데 있다가 시범 경기부터 들어가면 오히려 부상 위험이 더 크다. 특히 우리 삼성은 전혀 고려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메이저 캠프지는 메이저리그팀들이 들어오면 장소를 비워줘야 한다. 이후로는 환경이 떨어지는 곳을 쓸 수밖에 없다. 그나마 여러 팀이 한꺼번에 구할 수 있는 곳은 찾기가 더 어렵다.

비 문제에 대해서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삼성이다.

김성래 수석 코치는 “올해는 오히려 비가 너무 안 왔다. 비가 좀 와야 선수들도 체력을 겸사겸사 세이브 하는데 그러지도 못했다. 그나마 실내 훈련장이 갖춰져 있어 훈련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 팀의 경우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를 내켜 하지 않았지만 결국 오키나와로 오게 된 경우도 있다. 당시 구단은 “오키나와 시설이 많이 개선됐다”고 했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일런지는 의문이다.

어느 곳도 완벽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준비된 팀에게만’ 일본 전지훈련이 매력적임을 삼성이 증명해 보이고 있다. 불평할 때가 아니라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를 연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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