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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폐기물 대란에 '구원투수' 나선 시멘트 업계

시멘트 제조연료 유연탄 대체…환경오염 줄여 '일거양득'
EU, 올해부터 플라스틱 폐기물에 '플라스틱세' 부과
"시멘트 산업, '환경 해결사'로 재조명"
  • 등록 2021-01-17 오후 3:44:21

    수정 2021-01-17 오후 10:20:48

부산 강서구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각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이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다. 부산에서 배출되는 재활용 폐기물이 모이는 이곳은 코로나19로 배달 음식과 택배가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20% 이상 처리량이 늘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시멘트 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난 일회용 폐기물 처리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배달, 택배 수요 증가로 늘어난 플라스틱 폐기물을 시멘트 제조 연료로 활용해 매립·소각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면서도 천연자원을 대체하는 일거양득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지난 1일부터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플라스틱에 1톤(t)당 800유로(한화 약 110만원)의 ‘플라스틱세’를 부과한다. 유럽 내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물량을 제외한 폐플라스틱 약 1960만t이 과세 대상으로, 금액은 21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급증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억제하는 동시에 경기부양책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역시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이 늘면서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폐플라스틱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6% 증가했다. 그러나 늘어난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나 인력이 크게 부족한데다, 모든 폐플라스틱을 수출입 통제 대상 폐기물로 추가하는 ‘바젤협약’ 개정안이 올해부터 발효되면서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도 4년 뒤면 중단돼 ‘폐플라스틱 대란’이 멀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지난달 박병석 국회의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5부요인 간담회에서 “폐플라스틱 처리 문제를 깊이 연구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처럼 폐플라스틱 대란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시멘트 업계가 해결사로 나섰다. 폐플라스틱은 시멘트를 만드는 밀폐형 제조시설(킬른)에서 열원(熱源)으로 사용된다. 이물질이 없다면 화석연료보다 열량이 높아 천연자원인 유연탄에 비해 효율도 나쁘지 않다. 특히 최대 2000℃가 넘는 초고온 환경에서 완전 연소, 유해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이미 유럽,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멘트 업체에서는 유연탄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폐플라스틱, 폐고무 등 순환자원으로만 가동하는 공장도 여럿 있다. 독일의 경우 시멘트 업계의 순환자원 유연탄 대체 비율이 68%로 한국(23%)에 비해 월등히 높다.

환경사업 강화를 위해 투자한 쌍용양회 동해공장 생산설비 전경. (사진=한국시멘트협회)
학계와 업계에서는 폐플라스틱 대란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시멘트 산업을 재조명하고 각 업체의 순환자원 활용 비율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11월 김성원·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플라스틱 대란시대, 한국사회가 가야 할 길’ 정책 포럼에서 배재근 한국과학기술대 교수는 “국내 시멘트 업계 역시 유럽, 일본 등 선진국처럼 폐플라스틱을 시멘트 제조 연료로 재활용하고 있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멘트 업계도 이러한 움직임에 부응하는 분위기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699만7000t이던 순환자원 재활용 규모는 2018년 743만5000t, 2019년 809만3000t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시멘트 업계 1위 쌍용양회는 강원도 영월·동해 공장에 지난 2년 간 1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70만t 규모 폐합성수지를 활용할 수 있는 시설 개조 및 신·증설을 완료하고 최근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삼표시멘트는 지난 2019년 ‘가연성 생활폐기물 연료화 전처리시설’을 건립한 후 삼척시에 기부했고, 이 시설을 통해 연간 폐기물 약 2만t이 유연탄 대체재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이달 중 완전히 사라지는 경북 의성 쓰레기산의 경우 약 70%를 시멘트 소성로에서 연료로 재활용했다”며 “이는 전 세계적인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시멘트 산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쌍용양회 동해공장 소성로 앞에 시멘트 공정 연료로 쓰이는 폐타이어가 쌓여 있다. (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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