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후진성`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정부, 증권 거래세 인하로 `과도한 개입` 지적
시장 주도적 증시 건설 `뒷전`
펀더멘털 확인해야..추가 증시 부양책은 `의문`
  • 등록 2008-04-25 오후 12:15:12

    수정 2008-04-25 오후 5:06:55

[이데일리 양이랑기자] 중국 증시는 전일 정부가 `증권 거래세 인하`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함에 따라 폭등세를 보였다.
 
오는 8월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는 증시 폭락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정을 우려, 최근 강도를 높여가며 증시 부양책을 잇따라 제시했다.
 
이 결과 증시는 3500선 탈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부의 시장 개입이 지나쳐 `도덕적 해이`를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나아가 시장이 아닌 정부 주도의 증시 운영 행태를 여실하게 보여주면서 `선진 증시`로의 발전을 가로막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증시가 일단 3000선 하회라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중국 증시 투자에 있어 앞으로 기업 실적 등 증시 펀더멘털에 대해 꼼꼼하게 점검해야 할 때다. 

◇올림픽 앞두고 증시 부양 `절박`..시장 개입 지나치다

전일 증권 거래세 인하 조치로 상하이 상장 기업 1천여개 중 절반에 해당하는 5백개 정도가 일일 가격 제한폭인 10%까지 올랐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9.3% 급등한 3583.03에 마감했다.
 
증시는 강력한 상승세를 연출하며 350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정부의 시장 개입이 지나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JP모간(중국)의 징 울리히 회장은 "증권 거래세 인하는 중국 정부가 취할수 있는 가장 공격적인 증시 부양책"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증시 구제 조치가 결국 투자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이 증시의 펀더멘탈를 들여다보기 보다 정부의 개입에만 촉각을 세우고 있다는 것.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증시 폭락으로 인한 사회 불안정이 우려되자 정부가 반사적으로 `초강력` 증시 부양 조치를 취했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어떤 시장 상황에서든 구제받을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우`라고만 이름을 밝힌 트레이더는 "상장 회사들의 펀더멘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주식 시장은 지난해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면서 "`정부 주도의 시장`은 경제적인 분석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일깨워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투자자는 "(증시 부양책 제시로 인한) 급등 장세는 중국 증시에서는 전형적인 것"이라며 "정부가 운전자(driver)이면 투자자들은 승객(passenger)"라며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시장 주도적 `선진 증시`에서 후퇴

모간 스탠리는 전일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증권 거래세 인하 조치는 중국 증시의 최종 목표인 `시장 주도적 증시 건설`을 후퇴시켰다"고 일침을 놓았다. 

상하이 증권거래소는 지난 90년 개설 이후 정부의 정치적 노리개로 이용돼왔다는 비판을 받았고, 최근 들어 이러한 이미지가 강화됐다는 것.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중국 증시가 국제적인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시장 주도적인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증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개혁 성향이 강한 왕치산 경제 부총리는 시장에 입각한 경제 운영 방식을 옹호해왔지만 증시가 심리적 지지선으로 인식되던 3000선을 하회하자 즉각적으로 증시 부양책을 내놓았다.

지난 주말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CSRC)는 증시 부양 조치로 비유통주 매각 제한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주초 증시는 7%가까이 급등했으나 약발이 하루를 못가며 0.72% 상승 마감했다. 결과적으로 3000선이 무너질수 있다는 우려가 도지며 특단의 조치인 증권 거래세 인하가 제시됐다.

마켓워치도 "이번 거래세 인하 조치 등 정부의 증시 개입이 `바이 차이나(buy china) 스토리`의 신뢰도에 흠집을 냈다"고 지적했다. 중국 본토 증시가, 시장 원리를 지키며 꾸준히 성장해 온 홍콩 증시처럼 아시아 주요 증시로서의 명성을 획득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후진 증시에 대처하는 방법은

이처럼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중국 증시에 대처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이번주 일련의 증시 부양 조치로 증시는 바닥권인 3000선을 치고 올라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거시 경제 동향과 기업 실적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시 부양책이 추가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증시가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정부가 내놓을만한 증시 부양책 실탄도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중 보험의 우칸 운용역은 "정부는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다"면서 "시장은 3000선을 바닥으로 인식, 앞으로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HSBC의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 거래세 인하는 본토 증시에 1000억위안 규모의 자금유입을 촉진한다.

그러나 기업 실적이 관건이다.
 
모간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기업 실적이 실망스럽다면 주식 시장 상승세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은행-슈로더 자산운용의 정투오 운용역은 "이번 증시 부양 조치로 인한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거시 경제 상황과 기업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추가적인 증시 부양책도 관심거리다. 그러나 이미 가장 강력한 파급효과로 인정된 증권 거래세 카드가 나온 이상, 다른 부양책을 내놓을 여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정 운용역은 "정부가 추가적인 부양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지수는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간 스탠리는 "정부의 증권 거래세 인하는 증시 부양을 위한 묘책이 고갈됐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면서 "랠리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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