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대선 경선이 2라운드로 무대를 옮긴다. 무난하게 본선 직행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던 심상정 의원이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이정미 전 대표와 결선투표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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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지난 6일 대선후보 선출 결과 발표를 통해 경선 투표에 참여한 총 1만1828표 중 심 의원이 5433표(46.42%)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4436표(37.90%)를 얻었다. 심 의원이 과반 득표를 실패하게 됨에 따라 정의당 최종 대선 후보는 심 의원과 이 전 대표의 결선투표에서 정해지게 됐다. 투표 결과는 오는 12일 발표된다.
경선 유세 과정에서 내심 과반 이상의 득표를 기대해왔던 심 의원으로서는 불의의 일격을 당한 셈이 됐다. 심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정의당의 ‘아이콘’이다. 지난 2007년 대선 도전에서는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고, 2012년 경선에서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뒤 사퇴했다. 첫 본선이었던 2017년엔 5위로 도전을 마친 바 있다.
심 의원은 바로 표정 관리에 나섰다. 그는 경선 결과 이튿날 라디오에 출연해 “본선 후보는 2차에서 잘 뽑고 1차에서는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해 사람을 잘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1차 경선 결과의 의미를 다소 축소했다. 그는 이어 “1차에서 좀 치열한 경선을 열망했던 당원들의 뜻이 실현됐기 때문에 2차에서는 본선에 가서 당당히 정의당의 승리를 이끌 후보, 저 심상정을 선택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저희 당 후보 중 지역구에서 양당과 맞서 싸워 이겨 본 유일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심상정과 이재명, 그리고 심상정과 홍준표 리턴매치를 기대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강점을 밝혔다.
대선 본선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과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심 의원은 “지금 민주당이 보이는 모습은 지난번 종합부동산세 인하 때처럼 부동산 부자들을 감세해주는 데에 앞장 선 정당”이라며 “이런 정당하고 연대 가능성이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이번 대선은 단일화가 아닌 34년 동안 정권을 잡은 부동산 투기 공동체 시대를 끝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미 “오랫동안 심상정 리더십에만 의존…변화는 리더십 교체에서 시작”
현재 정의당의 지지율은 3.4%(리얼미터, 9월 5주차)에 그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심 의원이 받았던 득표율이 6.2%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이러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제가 결선 진출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당원들이 정의당이 이대로 무난하게 (심상정을 뽑아) 안주하는 것보다는 확실한 변화를 만들어 보라고 한 것”이라고 경선 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정의당 지지율 하락에 대해 “그런 걱정 때문에 이번 대선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며 “정의당이 갖고 있는 이 시대 난제의 해답지를 보셔야 하는데 지금 잘 보고 계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의당의 변화를 보여드리려 국민들이 정의당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놀라운 변화를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 변화는 리더십의 교체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