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덴트, 마스크 생산중단 선언에 치과의사 "고통 분담했는데..."

  • 등록 2020-03-06 오전 9:47:44

    수정 2020-03-06 오후 5:40:34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정부가 이른바 ‘마스크5부제(마스크 요일제)’를 발표한 가운데 치과용 마스크를 하루 1만 장 생산해 공급해온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 이덴트가 정부의 마스크 수급 대책으로 인한 어려움으로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신선숙 이덴트 대표는 지난 6일 홈페이지를 통해 “조달청에서 생산량 80%를 일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고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단가가 싼 중국산 원단 필터를 사용하지 않아 생산단가를 중국산과 비교할 수 없는데도 조달청에서는 생산원가 50% 정도만 인정해주겠다는 통보와 일일 생산량의 10배에 달하는 생산수량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며 “생산량을 늘리려 인원을 충원하는 상황에서도 마스크 값은 1원도 안 올리고 공급해왔는데 더 손실을 감수하면서 마스크를 생산해야 할 명분도, 의욕도 완전히 상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시책에 따라 생산한 전량을 다음날 치과로 공급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마스크가 꼭 필요한 치과에 생산·판매하는 것조차 불법이란 (정부의) 지침변경으로 앞으로 공급이 불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진=이덴트 홈페이지
이러한 이덴트 측의 상황은 마스크 대란 속 정부가 한 사람이 일주일에 2개까지만 구매할 수 있고, 마스크를 사려면 주민등록증을 포함한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는 마스크5부제를 예고한 후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이를 두고 누리꾼의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자신을 몇 년 전부터 이덴트 마스크를 써온 치과의사라고 밝힌 누리꾼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덴트는 다른 업체처럼 가격 상승 하나도 없이 원래 가격 그대로 판매한 것은 사실이다. 오늘 저런 공지를 받고 나니 정말 안타깝고 화가 나더라. 말도 안 되는 정부 규제는 마스크 보급에 악영향만 끼친다”고 비판했다.

치과원장이라고 소개한 누리꾼은 “이덴트는 온라인 1위 치과 재료 판매업체로 마스크 판매업체가 아니다. 치과재료의 한 품목으로서 마스크를 취급 생산하는 것이며, 일반에 판매한 적이 없다”며 “이덴트는 마스크 대란으로 공급란을 겪는 개인 치과의사 회원들에게 치과당 한 달에 2통씩만 팔기로 했고, 공급난에 허덕이던 치과들은 이덴트의 결정에 환호했다. 실제 마스크가 동이나 진료에 차질이 벌어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덴트가 국민은 안중에 없고 사익을 취하는 회사로 몰리는 게 안타까워 한마디 적는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치과의사는 “현재 치과계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마스크 부족이라고 생각이 된다. 하지만 일반인보다 의료현장에서는 마스크가 더 절실하다”며 “특히 환자와 가장 밀접하게 얼굴을 맞대는 치과의사에게 덴탈마스크는 생명과도 같다. 이를 알기에 이덴트라는 업체는 치과계 사명을 갖고 3월 이후 가격 인상도 하지 않고 한 상자에 7900원이라는 가격에 공급해주고 있었다. 현재 오픈 마켓에서는 5만 원 넘게 판매하는 상품이다. 돈 벌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 저희에게는 절실하기에, 저희 업계 업체들은 공동체처럼 고통을 분담하고 있었다”고 썼다

“이덴트 뿐만 아니라 다른 마스크 공장도 문 닫은 공장 많다. 조달청 매입가 700원이다. 문제는 예전 단가면 괜찮은데, 부직포 필터 가격이 몇 배 뛰었다. 적자 운영에 24시간 3~4교대 하니 직원들 지쳐서 일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누리꾼도 보였다.

실제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필터 공급이 끊기거나 가격이 오르면서 마스크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 제작을 중단하는 마스크 공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마스크업체의 원가 인정 부분은 조달청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생산원가를 충분히 보상해 준다는 게 정부의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고가의 마스크에 대해서는 아직 원가 인정 부분에 대해 조달청과 개별 기업 간 협상이 남아 있으며 양측이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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