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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확정됐다. 네바다 공화당은 그의 독주가 이어지자 아예 경선을 치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유력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샌더스 의원을 두고 “선두를 빼앗기지 말라”며 여유를 보였다. 다만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에 대해서는 맹비난을 이어갔다.
美 민주당에 부는 ‘샌더스 대세론’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네바다 코커스 개표가 43% 진행된 현재 46.9%를 득표(대의원 확보 기준)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CNN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개표 초반부터 샌더스 의원의 승리를 속보로 내보냈다. AP통신은 “샌더스 의원이 네바다에서 압승하면서 전국적인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굳혔다”고 보도했다.
현재 2위는 20.6%를 기록하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다. 군소후보로 전락할 위기였던 바이든 전 부통령이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내 좌파 표심이 샌더스 의원에 쏠린 피해를 워런 의원이 주로 입고 있는 셈이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깜짝 3위에 올랐던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4.0%)은 5위로 떨어졌다.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파랄론캐피털 창업자)는 3.7%를 득표하고 있다.
이는 앞선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미어리의 ‘샌더스-부티지지’ 2파전에 균열이 간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네바다주는 백인 비중(49%)이 전체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라틴계(29%)와 흑인(10%) 등의 목소리가 백인 못지 않은 곳이다.
백인 비중이 90% 이상인 아이오와, 뉴햄프셔와는 표심 자체가 다르다. 샌더스 의원의 네바다주 압승은 인종을 뛰어넘어 대권 주자로서 당내 입지가 굳어지는 방증인 셈이다. 샌더스 의원은 여세를 몰아 오는 29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거쳐 14개주 경선이 한 번에 열리는 다음달 3일 ‘슈퍼 화요일’에서 승기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는 네바다주에서 다양한 세대와 인종의 연대를 이뤘다”며 “네바다에서 승리한 것을 넘어 이 나라를 휩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네바다 코커스 이후 슈퍼 화요일에 대비해 최대 표밭으로 꼽히는 텍사스로 날아갔다.
반대로 부티지지 전 시장은 유색 인종의 벽을 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부티지지 전 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갑자기 부상하면서 민주당 내 중도 진영 표심은 요동치고 있다. 게다가 중도 대안 후보로 부상한 블룸버그 전 시장까지 슈퍼 화요일부터 참전한다.
트럼프 “샌더스, 선두 빼앗기지 말라”
네바다 코커스를 건너뛴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주자들에 대한 촌평을 남겼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정신 나간(crazy) 버니가 위대한 네바다주에서 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크레이지 버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샌더스 의원을 두고 지은 별칭이다. 그는 그러면서 “버니에게 축하한다”며 “다른 후보들이 승리를 빼앗아가지 못하도록 하라”고 여유를 보였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꺼려하는 과격한 정치 성향 때문에 본선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트럼프 캠프 내에서도 샌더스 의원을 올해 11월 대선 본선 상대로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바다 공화당은 할당된 대의원 25명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아주며 올해 대선 경선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 선거를 해봐야 트럼프 대통령의 압승이 뻔하다는 게 그 이유라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