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일 삼각 공조를 통한 대(對) 중국 견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소원해진 한중 간 협력을 강조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25~27일 공식 방한한다. 24~25일 일본 도쿄를 먼저 방문한 뒤 2박3일 간 서울에 머무르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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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번 방한에 상당한 의욕을 보여왔다. 동맹을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3국 동맹’ 복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왕 부장은 방한해 미중 갈등 현안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한국을 향해 최소한 중국 편에 서지는 않더라도 미국의 반중전선에 동참하지 못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외교라인 최고위급인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도 지난 8월 부산을 찾아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회담한 바 있다.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한이 석달 간격으로 이뤄지는 것 자체가 중국이 한미 동맹에 대한 견제 의도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변수는 코로나19 재확산이다. 최근 국내에서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어 당장 구체적인 방한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한중 간 코로나19 대응 협력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도 교환할 것”이라면서 “한중관계를 한 층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의미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안보 전문가는 “미중 간 힘겨루기 양상 속에서 우리 정부가 어느 일방의 입장을 강요받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박근혜 정부 때 오바마 미 행정부의 ‘중국 견제’ 전략에 크게 휘둘린 적이 있어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미중 양국이 명분상 반대할 수 없는 국제질서에 대한 외교원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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