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선거유세는 거리두기 예외? '고무줄' 거리두기 규제 논란

코로나19 방역 기준 애매모호 지적 잇따라
"유세현장은 되고·집회 및 시위는 안 되고"
시민들 '고무줄 잣대' 규제 피로감·불만 쌓여가
  • 등록 2021-04-02 오전 11:00:20

    수정 2021-04-04 오후 11:02:14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지난해 해외에서 극찬을 받던 ‘K-방역’이 흔들리고 있다. 고무줄처럼 오락가락하는 거리두기 잣대로 인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회적 피로감마저 쌓여가고 있어서다. 사람들의 불만도 폭발하며 방역수칙을 준수에 한계가 오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거리두기’ 익숙해져…방역당국 ‘모임 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생소했던 ‘거리두기’라는 용어는 우리 사회에 빠르게 정착했다. 비말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방역당국은 최소 2m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사람 간 밀집도를 최소화하는데 신경을 써왔다.

지난해 8·15 도심 광복절 집회 이후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하자 서울시는 8월 21일 서울 전역에서 개최되는 10인 이상의 모든 집회를 전면 금지한다고 칼을 빼들었다. 10인 미만 집회 및 시위 신고 인원 제한은 현재까지 유효하다.

방역당국은 작년 12월 23일 사적 5인 이상 모임 금지조치도 내렸다. 극단적으로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해 감염 확산을 최대한 줄여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 조치 역시 현재 유효하다.

당국은 사람들이 몰리는 관광명소도 막기 시작했다. 작년 12월 31일 해돋이 명소를 막은 데 이어 올해엔 벚꽃 명소의 출입을 통제했다. 서울 영등포구는 벚꽃 개화 기간인 1일부터 국회의사당 뒤편 여의서로 봄꽃길 1.7km를 3월 31일부터 출입을 통제했다. 송파구 역시 벚꽃 명소인 석촌호수 벚꽃길 출입을 이날부터 11일까지 제한한다.

지난달 30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뉴스1)


야외활동 자제하라면서…선거 유세는 ‘OK’

그러나 방역 조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은 1년 넘게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엔 수백명의 인파가 몰리며 거리두기가 유명무실한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달 25일 선거 유세 중 5인 이상 모임은 방역 수칙 위반으로 보지 않는다며 불법이 아니라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유세를 하더라도 가급적 거리두기나 주먹 인사로 밀접 접촉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권고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거리두기가 어떤 기준에 의해 작동하는지 물음표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이 편의에 따라 거리두기를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람들이 북적인 유세 현장을 목격한 직장인 이모(31)씨는 “정부가 ‘야외 활동하지 말라’, ‘집회는 안 된다’라고 말하는데 저건 되고, 이건 안 되고 기준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모(29)씨도 “공평하게 다 풀어주든, 다 묶든 하나만 해야지 기준이 없으니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북적여 감염이 확산하고, 다른 한쪽은 사람이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지켜보는 입장에서 피로감만 쌓인다”라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서 집중 유세를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마스크만 잘 써도 된다?”…거리두기 실효성에 ‘물음표’

거리두기를 이용한다는 사람들의 의심은 지침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거리를 두지 않아도 마스크만 잘 착용하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도 지난해 11월 광주 코로나19 확진자와 일행이 같은 차량에 탑승했지만, 이동 내내 마스크를 착용해 확진자를 제외한 모두가 음성 판정을 받은 사례를 소개했다.

이와 반대로 2m 이상 거리두기를 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12월 전북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주형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음식점에서 확진자와 6m 이상 떨어져 있었고 직·간접 접촉한 사실이 없지만, 에어컨 바람 등을 타고 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도 있다.

해외에서는 마스크를 잘만 착용하면 거리두기가 없어도 코로나19 위험이 있는지 시험에 나서기도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팔라우 산 조르디 경기장에서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거리두기 없는 콘서트가 열렸다. 음성 판정을 받은 5000명 인파가 마스크만 잘 쓰면 거리두기가 없어도 감염 확산이 일어나지 않는 ‘실험’을 단행한 것. 앞서 해당 행사를 계획한 바르셀로나 보건당국은 지난해 12월 500명 규모의 비슷한 ‘실험’을 통해 내부 감염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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