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사상 첫 노조설립 무산…베이조스, 무노조 경영 탄력받나

美앨라배마 노조 설립 찬반 투표서
반대 1798표로 찬성 738표 압도
최저임금 15弗…주정부 최저임금의 두배 영향도
직원들 “이미 좋은 직장…노조 생겨도 차이 없어”
  • 등록 2021-04-11 오후 6:49:58

    수정 2021-04-11 오후 6:49:58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직원들이 사상 첫 노동조합을 결성하는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무노조 경영 체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미 앨라배마주 베서머의 아마존 창고 직원들이 실시한 노조 결성 찬반 투표에서 10명 중 7명이 노조 결성에 반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투표는 ‘소매·도매·백화점 노동조합(RWDSU)’ 산하 조직을 만들 것인지를 묻는 투표로 5805명에게 투표 자격이 주어졌다. 지난 2월 초부터 진행된 우편투표를 포함해 투표에 참여한 인원은 총 3215명으로, 사측과 노조 측이 각각 이의를 제기한 500여표를 제외하고 2536표가 유효표로 집계됐다. 결과는 반대가 1798표로 70.9%를 차지했다. 찬성표는 738표에 그쳤다.

미 언론들은 투표 결과에 대해 아마존과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베이조스가 1994년 시애틀 인근에서 창업한 뒤 약 26년 동안 지켜온 무노조 경영 원칙을 이어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번 노조 결성 시도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앨러배마 창고 직원들이 회사의 안전예방조치와 열악한 근무환경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추진됐다. 또 앨러배마 노조 설립이 성공할 경우 다른 사업장으로도 급속히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아마존 입장에선 미국 내 두 번째로 많은 직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 아마존의 미국 내 직원 수는 총 95만여명으로 월마트(160만명) 다음으로 많다. 팬데믹 이후 비대면 경제의 급성장을 등에 업고 미국에서만 약 40만명을 추가 고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정치인과 연예인 등이 노조 결성을 지지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이를 두고 노조가 생기고 조합원이 되더라도 혜택이 현 수준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확신이 직원들 사이에서 없었기 때문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노조에 반대한다는 한 직원은 사측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아마존은 완벽하지 않다. 결함도 있다. 하지만 노조 없이도 결함을 고쳐나갈 수 있다. 스스로 할 수 있는데 왜 노조에 돈을 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동안 사측이 주장해온 것처럼 노조가 필요 없는 ‘좋은 직장’이란 인식도 영향을 끼쳤다는 진단이다. 또다른 한 흑인 직원은 “아마존은 시간당 15달러를 주고 첫 날부터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내가 아는 유일한 직장”이라며 “노조 추진 단체가 흑인 인권 등을 정치 이슈화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앨라배마 주정부에서 정한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로 아마존은 2배를 지급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투표 결과로 베이조스 CEO의 무노조 경영 원칙은 더욱 힘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마거릿 오마라 워싱턴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아마존이 고임금을 주는 좋은 일자리란 사실이 노조 측의 비판 메시지를 압도했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노조 설립을 시도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 결성 지지자들은 “사측이 우리를 방해하는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며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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