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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선과 광케이블 대체하는 '3세대 최첨단케이블' 세계최초 개발

‘도파관’ 원리 이용…배현민 KAIST 교수와 공동창업
KAIST출신 송하일 박사 연구논문에서 시작
광케이블 절반 가격..데이터센터 400G 시장 공략
미국 몰렉스에서 투자 받아..기업가치는 1800억원
전기차 내부, 벽걸이TV 연결 등 활용 무궁무진
  • 등록 2022-03-27 오후 5:12:17

    수정 2022-03-30 오후 4:52:3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정은진 기자]
박진호 포인투테크놀로지 대표. △서울대 전기공학부 △워싱턴주립대 전자공학 박사 △실리콘밸리 소재 마벨 세미컨덕터에서 10년간 무선통신 칩셋 개발 총괄 △2016년 포인투테크놀로지 창업


4차산업혁명시대, 데이터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클라우드나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모두 데이터에서 가치가 만들어지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데이터들을 주고받는 방식은 선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두가지 밖에 없고, 고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는 여전히 유선을 쓴다. 신뢰성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량 데이터를 전송할 때 동축케이블(구리선)도 광케이블도 만족스럽지 않다. 구리선은 손실이 크고 광케이블은 비싸다.

‘도파관’ 원리 이용…배현민 KAIST 교수 등과 공동 창업

광케이블보다 저렴하나 성능은 못지않은 3세대 케이블을 개발할 순 없을까? 이 3세대 케이블은 포인트투테크놀로지의 창업 멤버중 한 명인 KAIST 출신 송하일 박사의 도파관을 이용한 연구논문에서 시작됐다.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워싱턴주립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실리콘밸리에 있는 통신 반도체 회사 마벨 세미컨덕터에서 일하던 박진호 포인트투테크놀로지 대표(공동창업자)는 똑똑한 한국의 개발자들과 제품 개발에 집중하려고 귀국했다. 이후 배현민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등과 포인트투를 창업했다. 현재 최대 주주는 배현민 교수이고, 포인트투에는 E튜브 원천기술을 발명한 송하일 박사(E튜브 개발팀장), 초고속 반도체 설계를 통해 E튜브 데모를 성공시킨 원효섭 박사(칩셋 개발팀장) 등 KAIST 출신 박사급 연구원 30여 명이 포진해 있다.

박 대표는 ‘도파관 원리’를 분수 사진으로 설명했다. 그는 “백화점에 가서 분수를 보면 분수가 물줄기를 뿜을 때 분수에 있는 전구의 빛은 직진하는 게 아니라 물줄기를 따라 간다”면서 “고주파 신호(전구의 빛의 신호)가 밀(密)한 곳으로 따라가는 도파관 원리”라고 했다.

마치 분수의 물줄기처럼 플라스틱케이블을 선처럼 만들고 고주파 신호를 만들어 원하는 쪽으로 전송하게 했다. 이게 바로 세계 최초의 3세대 최첨단케이블 ‘E튜브(E-Tube)’의 원리다. 그는 “도파관 원리는 이미 레이더 등 큰 에너지를 보낼 때 쓰였지만, 데이터 통신용 케이블에 접목하여 상용화한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 했다.

광케이블 절반 가격 E튜브…데이터센터 400G 시장 공략

E튜브는 칩셋, 안테나, 케이블 등으로 구현된 솔루션이다. 포인트투는 원천 기술을 개발한 KAIST와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관련 기술 특허 30여 개를 라이센싱 및 출원했고, 10여 개는 등록완료했다.

어디에 쓰일까? 상용화한 건 데이터센터에서 스위치와 서버 사이의 고속통신(400G)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박 대표는 “관련 기술이 세계적인 연구기관 및 기업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고, 작년 드디어 400G 데이터센터용 제품군을 개발 완료했다. 올해 300억 원의 투자를 받아 연말부터 본격 양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튜브의 장점은 성능은 그대로이면서 가격은 광케이블 대비 절반 수준이라는 점이다. 그는 “굉장히 신기술임에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장비나 서버를 바꿀 필요가 없고, 동축케이블은 못쓰는 400G 시장에서 3미터, 5미터짜리 유선 케이블을 연결할 때, 광케이블은 하나에 800~1000불 정도하나 우리는 300~400불 정도”라고 말했다.

미국 몰렉스 투자 받아…전기차 내부, 벽걸이TV 연결 등 무궁무진

포인트투테크놀로지는 지금까지 지유투자, 타임폴리오 등으로부터 400억 원을 투자 받았다. 현재 기업가치는 1800억 원 정도. 하드웨어 공급이 뒤따라야 하고 딥테크 기업이어서 엑시트(자본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려 플랫폼 기업들보다 낮게 평가받았지만, 세계적인 케이블회사인 미국 몰렉스(MOLEX)가 전략적 투자를 단행할 만큼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다.

박 대표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파이(Inphi) 역시 설립 15년 동안 적자를 보다가 어느 순간 흑자가 되고 매출을 늘리더니 엑시트할때는 25조 정도 되더라”면서,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박 대표가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킹 케이블 외에 바라보는 시장은 전기차 내부와 벽걸이TV를 연결하는 네트워킹 케이블 시장이다.

부도체를 이용한 데이터케이블인 E튜브는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볍고 통신 속도도 충분히 보장된다. 박 대표는 “자율주행이나 전기차의 경우 수많은 센서들이 들어가는데 안전성과 신뢰성을 위해 유선케이블로 일대일로 묶는다”면서 “광케이블은 고온 등에 취약해 신뢰성 문제로 못쓰고 구리선은 쇳덩어리여서 무겁다. 하지만, E튜브를 쓰면 전기차의 무게를 줄여 배터리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케이블회사 몰렉스가 포인트투에 투자한 이유 역시 전기자동차용 케이블 시장을 염두에 둔 조치다.

그는 “벽에 OLED 하나 걸고 나머지 기능은 모두 셋톱박스에 두는 벽걸이TV는 데이터를 압축 없이 전송해야 한다. 8K UHD TV라면 데이터가 400G다. 갑자기 데이터센터 용량이 집 안에서 필요해지는 셈”이라면서, E튜브가 쓰일 수 있다고 했다.

데이터 혁명 시대에 유선통신의 기술 혁명을 돕는 포인트투. 그렇다면, 혹시 E튜브가 아예 광케이블을 대체할 순 없을까? 그는 “없다”고 했다.

박 대표는 “현실적으로 도파관 원리를 이용한 E튜브 기술은 15미터를 넘는 건 쉽지 않다”면서 “광케이블 시장은 유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런데 네트워크 케이블 시장을 보면, 15미터 이하 케이블 시장이 90% 이상”이라면서 “데이터센터에서도 15미터를 넘는 것은 5%밖에 안된다”면서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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