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우울증' 폭증…전국 287곳서 교사 심리검사 진행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최근 교사들의 잇단 극단 선택에 정부가 심리 검사·상담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다. 전국 287개 센터에서 교사들이 심리 검사를 받도록 하고 필요 시 치료비를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대전지역 40대 여교사가 아동 학대로 고소를 당한 데 이어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악성 민원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8일 빈소가 차려진 대전 서구 장례식장에 근조 화환이 놓여 있다.(사진=뉴시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15일 이러한 내용의 ‘교원 마음 건강 회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전체 유·초·중등 교사와 특수교사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심리 검사를 진행한다. 당장 이달 마지막 주(1단계)부터 유치원·특수교사와 초등 1·2학년 담임교사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나머지 초등 고학년 담임이나 중등교사의 심리 검사는 11월 첫 주(2단계)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아동학대 신고 등으로 트라우마를 겪는 교사는 학년과 상관 없이 위험군으로 분류, 1단계에서 검사를 받도록 했다.

교사들은 온라인으로 검사를 받아도 되며 전국 26곳의 교원치유지원센터를 방문하거나 전국 261곳의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한 검사도 가능하다.

검사 결과 심리상담이 필요한 교사에게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교원치유지원센터를 통한 상담·치유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또한 정신건강 전문의 등을 통한 심층 전화상담도 가능하다.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교사는 약 450명의 정신건강 전문의와 연계, 치료를 지원한다. 정부는 해당 교사가 원하는 거주지 인근 병원을 방문, 치료받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교사들에 대한 치료비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지원한다. 특히 교육부는 교사들의 심리 치료·상담 기간을 병가로 처리하는 방안도 시도교육청과 협의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교사의 우울증 진료 건수는 총 15만8066건이다. 이는 지난 2018년 8만8127건보다 179.4%(1.8배) 폭증한 수치다. 교사들의 불안장애 진료도 같은 기간 7만9164건에서 10만8356건으로 1.6배 증가했다.

교사들의 극단 선택을 막기 위한 ‘자살 예방 긴급전화’도 상시 게시하기로 했다. 위기에 놓인 교사들이 이용 가능하도록 상담 전화번호를 교사 커뮤니티나 교원단체·시도교육청 홈페이지, 교육정보시스템(NEIS) 등에 상시 게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향후 2년 단위로 교사 대상 검사·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다. 매년 1월은 심리 검사의 달로 지정, 교사들이 주기적으로 심리·정서 상태를 점검토록 하겠다는 것.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선생님들의 마음 건강 회복이 공교육 정상화의 첫 시작“이라며 ”교육부·보건복지부 공동 전담팀을 계속 운영해 교사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발굴·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