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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와의 전쟁' 이완구 3천만원 부메랑에 낙마

  • 등록 2015-04-21 오전 10:18:02

    수정 2015-04-21 오전 10:22:12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끝에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그가 총리 취임 직후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이 총리는 충남지사와 3선 의원 등의 경력을 통해 행정력과 정치력을 겸비한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충청권 잠룡’이란 수식어는 그가 다져온 입지를 잘 보여줬다.

그러나 그가 총리 후보자가 된 이후 예상치 못했던 악재들이 쏟아졌다. 투기 의혹과 아들 병역면제 의혹 등을 정면돌파했지만, 기자들과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나온 언론사 외압 발언은 그를 후보자 사퇴 직전까지 몰고 갔다.

우여곡절 끝에 총리에 취임한 그는 그동안 타격을 입은 이미지를 만회하려는 듯 역대 어느 총리들보다도 왕성한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2월17일 그는 취임 일성으로 “책임총리로서 역할을 다 하겠다”고 밝혔고, 2월24일에는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장·차관들에 대한 연2회 종합평가를 실시하겠다며 공직기강 확립에 나섰다. 3월12일에는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이 총리는 4월9일 기자단담회에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왜곡을 문제삼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말해 ‘할 말은 하는 총리’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기자간담회 직후 성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당시 성 전 회장의 시신과 함께 발견된 로비 리스트에는 ‘이완구’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금액은 표시되지 않아 구체적인 의혹이 제기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향신문이 14일 성 전 회장 자살 직전 진행한 인터뷰를 보도하면서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에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출마한 이 총리에게 선거사무소에서 현금 3000만원을 건넸으며, 이 총리가 이 돈을 공식 회계처리하지 않았다”고 밝힌 게 결정타가 됐다. 자신이 선포한 ‘부패와의 전쟁’으로 시작된 사정이 스스로에게 향한 꼴이다.

이 총리는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거듭해서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잦은 말바꾸기를 통해 신뢰를 잃었고 결국 총리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에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까지 자진사퇴를 요구하자 그는 박 대통령에게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총리 취임 후 63일 만의 낙마다.

이완구 국무총리 (사진=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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