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북한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경기 장면을 일절 중계하지 않고 있다.
| 북한 조선중앙TV가 23일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D조 프랑스와 호주의 1차전 경기 일부를 녹화중계했는데 관중석에 걸려 있던 태극기(붉은원)를 모자이크 처리해 내보냈다. 자막에 ‘오스트랄리아’라고 표기하는 것이 눈에 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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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조선중앙TV의 월드컵 녹화방송 일정에는 전날 오후 10시 치러진 ‘대한민국 대 우루과이’ 경기가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한국 경기 전후로 열린 ‘스위스 대 카메룬’ 경기와 ‘포르투갈 대 가나’ 경기는 중계에 포함됐다.
북한은 또 한국과 더불어 미국이 웨일스와 치른 경기, 일본이 독일과 치른 경기도 중계하지 않았다.
한국과 미국, 일본 경기만 쏙 빼놓은 것으로, 북한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도 3개국의 경기를 단 한 차례도 중계하지 않았다. 경색된 남북 관계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월드컵을 실시간 중계가 아닌 경기가 끝난 뒤 녹화본을 편집해 하루 3경기씩 방영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1일 저녁 뉴스에서 개막 소식과 함께 2∼3분가량의 개막전 하이라이트를 방송한 것을 시작으로, 22일부터는 매일 녹화 중계본을 한 경기당 1시간 정도 분량으로 편집해 내보내고 있다.
특히 북한은 체제에 위협이 될만한 요소나 남한의 국제적 위상이 드러나는 내용은 주민들이 보지 못하도록 제외하고 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을 보도할 땐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공연한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또 경기장을 둘러싼 광고판에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광고가 전개되고 있었으나 이 또한 알아볼 수 없게 모자이크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