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별세 후…태광실업, '신발왕국' 명성 이을 방안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지난달 31일 별세
장남 박주환 대표이사가 경영권 이을듯
작년부터 추진한 IPO 여부는 불투명
"아직 경영 관련 논의 안 돼…장례 절차 이후 논의"
  • 등록 2020-02-09 오후 6:56:55

    수정 2020-02-10 오전 10:35:12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태광실업 창업주 박연차 회장이 최근 별세하면서 향후 경영권 승계를 포함한 그룹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고(故) 박연차 회장은 일찍이 장남인 박주환(36) 대표이사(부사장)를 후계자로 낙점, 승계 작업을 시작했기에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태광실업이 연내 목표로 삼았던 기업공개(IPO)에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재계 등에 따르면 태광실업은 고 박연차 회장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는 이번 주 임원진들이 모여 경영권을 포함한 향후 회사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계자로는 장남인 박대표가 일찌감치 낙점됐다. 박회장은 슬하에 1남 3녀를 뒀다. 이 중 장남인 박대표가 태광실업을 이끌 예정이다. 장녀인 박선영 더하우 대표는 2013년을 끝으로 태광실업을 떠났고, 나머지 두 딸은 현재 계열사에서 근무 중이다. 박대표는 아버지인 박회장에 이어 회사 지분 39.46%를 보유한 2대 주주이다. 이미 박회장은 지난달 초 병세가 악화하면서 태광실업 기획조정실장을 맡고 있던 박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발령,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했다.

박회장이 갑자기 별세하면서 올해 목표로 추진했던 태광실업의 IPO 여부는 미지수로 남았다. 영원무역과 화승엔터프라이즈, 한세실업 등 주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예상 기업가치 만큼 평가를 받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 검토했던 휴켐스 등 자회사 매각 작업도 당분간 진행하기 어려워 보인다.

박회장이 가진 지분에 대한 상속세 납부 문제도 변수다. 박회장이 가진 태광실업 지분은 지난해 9월 기준 55.39%다. 지난해 IPO를 추진하며 증권사들이 제시한 태광실업의 기업 가치는 약 5조원 내외로 알려졌다. 지분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조 5000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으로, 상속세율 50%를 적용할 경우 최소 1조원 이상 상속세가 부과되는 셈이다.

1980년 설립된 태광실업은 1987년 나이키와 사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1994년에는 신발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법인 태광비나실업을 설립했다. 이후 2006년 정밀화학회사 휴켐스 인수를 시작으로 2012년 일렘테크놀러지 인수, 2013년 정산인터내셔널 설립과 2014년 정산애강(前 애강리메텍) 인수 등을 거쳐 현재 태광실업그룹은 신발을 비롯해 화학, 소재, 전력, 레저를 아우르는 15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모기업인 태광실업은 나이키 신발을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 4개 공장을 두고 OEM 방식으로 생산한다. 매출액(연결기준)은 2016년 1조 8186억원에서 2017년 1조9284억원, 2018년 2조 2688억원으로 꾸준히 상승세다. 계열사인 휴켐스도 2016년부터 3년 연속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길 정도로 건실하다.

태광실업은 고 박회장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는 다음 주 이후 그룹 운영과 향후 경영방침 등이 포함된 비전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박회장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면 임원들이 모여 향후 (그룹 운영이) 어떻게 진행될지 논의하겠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어떤 논의가 진행되지는 않았다”라며 “조금 더 기다려보면 어떤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박회장은 지난달 31일 지병인 폐암이 악화해 별세했다.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대중들에게 이름이 알려졌다. 이명박 정권 당시 박 회장이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했다는 정황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일명 ‘박연차 게이트’가 드러나기도 했다.
고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사진=태광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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