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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코로나19 상황 완화와 고객사 재고 증가 영향으로 올해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멈출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트렌드포스는 “이달 초부터 PC용 D램 현물 수요가 점차 약해지면서 스팟 가격이 3분기 고정거래 가격보다 10%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며 “4분기에는 PC용 D램 고정거래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가격은 1월 5%, 4월 26.67%, 7월 7.89% 올라 3달러에서 3.8달러, 4.10달러로 연이어 가격이 올랐다. D램의 경우 분기 단위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매 분기가 시작되는 1월, 4월, 7월, 10월에 가격 변동이 일어난다.
하지만 7월까지 보여준 오름세와 다르게 다음 분기가 시작되는 10월에는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고객사가 보유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가 충분해 생산업체와 가격을 협상하는데 있어 저항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요처와 생산업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간 시선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며 “생산업체들은 재고가 낮아 반도체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예상보다 거센 코로나19 재확산세 때문에 수요처들이 재고 비축에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삼성·SK하이닉스, 주가 하향세에도 ‘긍정적 전망’
시장의 불안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10만 전자’를 바라보다가 한순간에 ‘6만 전자’ 안되면 다행인 상황에 놓이고 SK하이닉스는 ‘10만닉스’가 무너질 위험에 처했다.
삼성전자의 최근 한 달 새 주가 하락폭은 3%에 달한다. 올 1월11일 장중 9만6800원의 최고가를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현재 7만원대로 떨어지며 20%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증권사에서도 목표주가를 줄하향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9만2000원으로 하향하고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9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실적 발표 당일인 지난 27일 전날보다 2000원(1.72%) 하락해 1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음날에는 연 최저가인 11만2500까지 내려갔다. 지난 3월2일 사상 최고가인 15만500원을 찍었던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도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사 6곳이 일제히 SK하이닉스 폭표 주가를 낮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의 불안한 전망과는 다르게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불안을 잠재우려고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스마트폰 업체의 신제품 출시가 기다리고 있고 중국 광군절·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큰 행사가 하반기에 많아 성수기라고 할 수 있다”며 “고객사가 재고를 얼마나 축적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생산하는 족족 고객사에서 꾸준히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