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만족 ‘울산 4樂’…대왕암 명품일출 등

ㆍ세계자연유산 가치 반구대 암각화
  • 등록 2008-05-22 오후 1:34:28

    수정 2008-05-22 오후 1:34:28

[경향닷컴 제공] ‘울산’ 하면 으레 ‘산업도시’를 연상하게 마련. 그도 그럴 것이 근대 한국 경제부흥에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까닭이다. 여행이라면 그저 일출여행이나 다녀올 법한 ‘관광불모지’로 여겨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속내를 들여다보면 울산에 대한 생각이 오해와 편견이었음을 금세 알게 된다. 세계자연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 등 국보급 문화재가 적지 않고 간절곶과 대왕암은 명품 일출명소로 꼽힌다. 또 ‘영남의 알프스’로 불리는 가지산과 한국 옹기문화의 마지막 맥을 잇고 있는 외고산 옹기마을 등 여느 고장 못지않게 ‘여행의 재미’를 다양하게 누릴 수 있기 때문. 특히 울산시민의 정서가 스며 있는 장생포는 ‘고래문화’의 진수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 대왕암 일출

울산의 면적은 서울의 1.7배다. 동남쪽 동해바다를 끼고 내륙으로 너른 땅을 가졌다. 그 땅에 형성된 문화는 그만큼 다양하다. 그중 울산을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고래다. 이미 선사시대부터 수천년간 고래잡이를 해 온 우리나라 포경업의 본산이기 때문. 그 증거가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에 남아 있다.

반구대는 태화강 지류인 대곡천 상류에 자리한 절벽이다. 오른편 대곡천을 끼고 대숲을 가로질러 간다. 그 옛날 선사시대로 향하는 길은 인적이 드물어 물소리와 새소리만 청량하다. 산세와 계곡, 기암괴석이 한 폭의 그림 같은 반구대는 그 모양새가 꼭 바닥에 엎드린 거북이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암각화는 가로 10m, 세로 3m 크기의 암벽에 집중적으로 다양한 그림이 새겨져 있다.

▲ 반구대
손에 얼굴을 대고 있는 사람, 세 마리의 거북이, 새끼고래를 업고 가는 어미고래, 고기잡이배, 작살에 맞은 고래, 호랑이와 표범, 주술사, 노를 젓는 어부, 물개, 멧돼지, 사슴, 사냥꾼 등이 암각화의 주요 내용. 당대의 생활상을 세밀하게 표현한 암각화는 신석기 후기 또는 청동기시대에 그려진 ‘작품’이다.

자그마한 목선과 돌작살이 고작이던 선사시대에 집채만 한 고래를 잡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총 300여종의 그림 중 58점이 고래다. 종류도 다양하다. 새끼를 등에 업은 귀신고래, 배에 주름이 간 혹등고래, 물을 뿜어 올리는 북방긴수염고래, 머리가 사각형인 향고래, 배면이 하얀 범고래 등 울산 앞바다에서 볼 수 있는 10여 종의 고래 모습이 무척 사실적이다. 또 고래별 습성과 부위별 해체 및 분배 등을 표현한 그림은 그저 신비할 따름이다.

울산광역시 이삼가마 문화관광해설사는 “반구대암각화는 국내에서보다 유럽 등지에서 세계자연유산으로 더욱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발견된 암각화 중 육지와 바다 동물이 한 벽면에 그려진 사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고래박물관
반구대암각화는 연중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1965년 건설된 사연댐으로 인해 1년 중 물이 많이 빠지는 11~5월까지 관람할 수 있다. 게다가 대곡천이 반구대를 휘감아 돌아 접근이 어렵다. 망원경을 이용하면 또렷한 그림을, 먼발치서 바라보면 대곡천과 반구대, 모래사장이 한데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돌아오는 길, 인근 대곡리 공룡발자국 화석과 천전리각석, 암각화박물관도 놓치지 말 것.

‘고래도시’ 울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장생포다. 울산 중심가에서 남동쪽으로 8㎞ 떨어진 장생포는 울산 포경의 근거지인 셈.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 포경을 금지할 때까지 최대 호황을 누렸던 곳이다.

장생포에서 첫 포경이 시작된 1946년 4월16일은 ‘한국포경기념일’로 지정되기까지 했다. 당시만 해도 동해 앞바다에는 고래가 지천이었다. 19세기 중엽, 동해 연안으로 고래잡이를 원정 온 미국의 한 포경선은 ‘수많은 혹등고래와 대왕고래, 참고래, 긴수염고래가 사방에서 뛰어 논다. 셀 수도 없다’는 기록을 남겼다. 심지어 고래등 위로 배가 지나갈 정도라고 하니 가히 짐작할 만하다.

과거의 부귀영화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지만 장생포는 여전히 ‘고래마을’로 남아 있다. 장생포해양공원 내에 조성된 고래박물관이 명물. 2005년 문을 연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이다. 일본에서 기증받은 12.4m 길이의 대형 브라이드 고래뼈와 한국계 귀신고래의 실물 크기 모형이 전시된 박물관은 고래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한눈에 엿볼 수 있다.

말로만 듣던 고래를 보기 위해 울산해경 소속 경비정에 올랐다. 장생포항을 떠난 지 40여분 만에 도착한 곳은 몽돌로 유명한 주전해수욕장 앞바다 해상. 엔진을 끄고 20여분 동안 주위를 살피자 물 위로 등 부위만을 살짝살짝 내미는 고래가 시야에 들어온다. ‘상괭이’다. 연안에 서식하는 까닭에 경계심이 많은 상괭이는 숨을 내쉴 때만 숨구멍을 수면 위로 살짝 올린다. 이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은 일반 물고기와 구분이 쉽지 않다. 회백색을 띤 고래는 최대 크기가 2m 정도.

현재 동해에서 볼 수 있는 고래는 긴부리·짧은부리 참돌고래와 밍크고래, 상괭이, 향고래, 흑범고래, 범고래, 큰머리돌고래 등. 울산광역시 관광과 이채석 계장은 “올해 말까지 고래탐사를 끝내면 고래관광을 상품화할 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앞바다에서 고래를 볼 수 있는 시기는 4~9월까지.

울산까지 와서 일출의 장관을 놓친다면 ‘반쪽여행’인 셈. 이른 새벽, 단잠의 유혹을 물리치고 대왕암으로 나섰다. 울기등대 아래 동해바다에 우뚝 선 대왕암은 신라문무대왕비가 죽어 문무왕처럼 ‘동해의 호국용’이 돼 이곳 바다에 잠긴 곳. 초행길이라 이리저리 일출 포인트를 찾는 사이, 붉은 태양이 어느새 대왕암 머리 위로 우뚝 솟았다. 하늘과 바다, 대왕암이 온통 붉은 빛이다. 때마침 대왕암 앞을 유유히 지나는 한 척의 고깃배가 운치를 더해준다.

▲가볼 만한 곳:2009년 ‘울산 세계 옹기 문화엑스포’가 열리는 울주군 소양읍 고산리 옹기마을(052-238-1125)은 한국 옹기문화의 맥을 잇는 곳이다. 언양 작천정 계곡 입구 자수정동굴나라(052-254-1515)는 과거 자수정을 캤던 광산을 관광상품화한 곳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또 문수국제양궁장(052-226-5436)에서는 활쏘기를, 태화강에서는 용선을 체험하고 태화강을 따라 조성된 십리대숲도 걸어볼 만하다.

▲특산품&맛집:정자 대게, 외고산 옹기, 언양 자수정, 울산배, 울주 단감, 서생난, 언양미나리 등/울산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은 고래고기와 불고기다. 남구 달동에 위치한 태화루(052-267-5573)는 고래고기전문점. 생고기를 썰어 막장에 찍어 먹는 막찍기와 소금을 넣어 삶은 수육, 목살과 가슴살을 얼려 얇게 썰어 먹는 우내, 꼬리와 지느러미 부분을 소금에 절였다가 물에 데친 오베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신라 법흥왕 때부터 왕실에 진상됐다는 한우불고기는 언양과 봉계가 유명하다. 울주군 언양읍 일대와 두동면 일대에 불고기집이 집단으로 형성돼 있다.

또 남구 삼산동에 자리한 경복궁(052-274-7727)은 한우고기전문점으로 특별한 양념 없이 숯불에 석쇠를 이용해 왕소금을 뿌려 구워 먹는 맛이 일품이다.

▲축제:간절곶 해맞이축제(1월1일), 울산고래축제(5월), 장자해변영화제(7~8월), 외고산옹기축제(10~11월), 언양·봉계한우불고기축제(10월), 처용문화제(10월) 등.

▲문의:울산광역시 관광과 (052)229-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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